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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행기

2018년 12월 19일부터 나의 호주 여행이 시작됐다. 난 학교가 끝난 뒤에 아빠와 동생이랑 공항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공항에서 짐을 맡긴 뒤 대기하다가 비행기를 타고 2시간 거리의 상하이로 갔다.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경유하는 동안 4시간 동안 쿨쿨 자며 기다린 뒤에, 10시간 걸려서 호주 멜버른 공항으로 갔다. 멜버른에 도착해서 바로 우버를 불러 우린 벨 모텔로 이동했다. 숙소는 나쁘지 않았으나 조식의 종류가 너무 적어 불편했다.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호져 레인이라는 벽 그림이 잔뜩 그려진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사진을 여러 장 찍고, 킬다 해변에 가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멜버른 동물원에 갔다. 생각보다 엄청 크고 동물들을 자유롭게 풀어놔 주어서 보기에도 편했고 여유롭게 놀 수 있었다. 호주의 마스코트, 코알라와 캥거루도 봤다. 코알라는 한 마리밖에 없어서, 캥거루는 몽땅 쓰러져 자고 있어서 잘 보지도 못했다 ㅠㅠ.. 그리고 퀸 빅토리아 마켓을 가서 점심을 먹은 뒤 멜버른 공항으로 돌아가 시드니로 이동했다. 시드니 공항에 내린 우리는 우버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휴엔덴부티크 호텔이었는데, 준비중 문제가 생겨 11시 40분경에 방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힘든 하루였다. 시드니에서 첫째 날이자 여행 셋째 날. 이날의 시작은 시드니의 랜드마크인 오페라 하우스의 단면을 구경하러 간 것이었다. 오페라 하우스는 그림보다 훨씬 웅장했고 하얀색 건물이라 가까히 가서 보면 더러울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깨끗하고 예뻤다. 그 다음 다리가 슬슬 저린 상태로 하이드 파크로 갔다. 그곳에서 우리나라에선 흔치 않은 야생 동물을 봤다. (아, 야생 동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호주는 새들이나 동물들 모두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 그래서 가까히 가도 도망치지 않아 곤란했다.) 어떤 사람들이 과일을 조그맣게 나누어 그 귀여운 동물에게 나눠주었다. 덕분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고, 우린 힘든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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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은 많이 없을 거다. 한 사람의 췌장을 먹으면, 먹은 사람의 몸에 그 사람의 영혼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아마 이 영화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거다. 여자 주인공이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 시가는 사쿠라의 클래스 메이트인데, 우연히 사쿠라의 '공병 일기'를 보게 된다. 사쿠라의 병을 알아버린 가족 예외의 유일한 사람, 시가. 그는 어쩌다 보니 사쿠라의 절친이 되어 버린다. 그녀는 남은 시간 동안을 시가와 함께 보내고 싶다고 하고, 시가는 별다른 고민 없이 부탁을 승낙한다. 그들은 같이 여행도 다니고, 거의 매일을 함께 보내며 '친한 클래스 메이트 사이'가 된다. 그러나 사쿠라의 병이 점점 악화되어, 결국 그들의 마지막 데이트 날 당일이 되었다. 둘은 자주 가던 카페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러나 시가는 기다리고 기다려도 사쿠라가 오지 않고, 연락을 받지 못했다. 늦은 저녁 집에 가던 중 전광판에서 나오는 뉴스로 사쿠라의 죽음을 듣게 된다.  사쿠라는 췌장암으로 죽은 게 아니다. 묻지마 살인사건의 첫번째 피해자였다. 카페로 가던 길에 칼을 맞아 죽은 것이었다. 이 영화는 시가 중심으로 이루어진 체계라서 사쿠라의 머릿속이 어떤지는 모두 알 수 없다.  그녀가 왜 다짜고짜 친하지도 않은, 그저 클래스 메이트일 뿐인 시가에게 함께 시간을 보내 달라고 했는지 궁금하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이었지.  실제로 반에서 저렇게 착하고 순수한 남학생을 찾기는 백사장에서 반지 찾기보다 어렵다. 그래서 순수한 사랑을 하는 그들이 우리 관객들에겐 와닿지 못한 게 당연할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사쿠라는 세상을 떠났고, 시가에게 떠난 사람의 사랑의 기억은 항상 우리 안에 남아서 세상을 살아가는 용기가 되어준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우리는 더 사랑하고 열심히 헤쳐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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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난 소설가다. 그녀는 미국의 예일 대학교에서 아프리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의 원본이 된 TED 강연은 유튜브에서 25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여 화제를 모았고, 팝스타 비욘세의 노래에 피처링되기도 했다. 스웨덴에서는 이 책을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 2학년에게 나눠주어 성평등 교육의 교재로 삼고 있다. 이쯤에서 작가 소개는 마치도록 하겠다. 왜 이렇게 작가 소개를 열심히 했나 궁금할 수도 있겠다. 내가 아디치에의 소설을 뗸 건 이 책이 처음인데, 한 권 만으로도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야기를 쓰면서 자신을 담아내는 작가는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소설 [아메리카나],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등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난 물론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내 글로써 이 작가에게 관심이 갔다면 저 두 권을 꼭 읽어봤으면 한다. (난 읽어볼 예정이다.) 이 책은 물론 페미니즘을 다룬 이야기이다. 페미니즘 얘기도 뺄 수가 없기 때문에 해보겠다. 책 내용은 페미니즘 공부 교재로써 쓰기엔 조금 애매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는 저자의 어렸을 시절 주변에서 관찰된 남성우월주의의 현장을 다뤘기 때문이다. 공부용으로는 관련 책이면 뭐든 읽어내는게 좋기야 하겠으나, 그녀의 자국은 나이지리아고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사실 와닿진 않았다. (*이 책을 우리나라용으로 읽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82년생 김지영'을 추천한다.) 그래도 세계적으로 봤을 땐 정말 이 문제는 다잡기는 정말 오래 걸리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나씩 하나씩 공부해나가면서 내가 가진 지식과 정보로 '테드 강연'의 반의 반의 반의 반이라도 닮은 멋진 강연을 하는 게 내 목표다. 한 사상을 공부해나가는 중인 난 아직 그게 옳은지 틀렸는지를 확신하지 못한다. 아마 많은 십대 페미니스트들은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난 ...

[신비한 동물사전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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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신비한 동물사전]의 후속작이다. 첫 편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어서 다음 편으로는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주제로 한 영화가 개봉했다. 그린델왈드는 덤블도어와 피를 나누기까지 한 절친한 사이었다. 그런데 그들 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덤블도어는 악하게 변해 버린다. 원래라면 덤블도어가 도시를 부수고 혼란하게 만드는 그린델왈드와 맞서야 하지만, 피로 봉인해 버린 룰이 있어서 싸우질 못한다. 그래서 덤블도어는 뉴트 스캐맨더를 시켜 땜빵을 맡긴다. 뉴트는 어쨌거나 그들과 싸우게 될 운명이고, 도움을 받고자 전에 함께 일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렇게 점점 실마리를 푸는가 했는데, 그들은 이미 여러 가지로 지쳐 있었고 그린델왈드의 부름에 홀리듯 끌려갔다. 직구로 말하면, 이 영화는 전 편보다는 확실히 별로였다. 마지막에도 너무 허무하고 황당하게 끝났다. '이게 끝난 거야?' 싶었다. 솔직히 너무 급하게 만들다 보니 이렇게 미완성적인 작품이 나온 것 같았다. 그러나 내 주관적인 입장을 좀 말하자면, 남주들이 잘생겼고 우리나라 배우도 나와서 좋았다. 찾아 보니 이 영화는 논란도 많았다. 그린델왈드 역을 맡은 '조니 뎁'이 가정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캐스팅했기 때문이다. 조니 뎁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이다. 조앤은 조니 뎁의 캐스팅이 만족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논란은 바로 앞서 말했던 우리나라 배우, '수현'에 관한 것이다. 그녀는 내기니라는 배역을 맡았는데, 말레딕투스라는 '저주로 인해 괴물로 변하는 여성'임을 숨기고 살아온 캐릭터라고 한다. 과거부터 조앤이 백인 캐릭터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논란이 생기기도 했고, 내기니에 한국 여성을 캐스팅한 것은 비판을 의식해 나중에 추가한 것 같다는 비판이 다수다. 이러한 정도의 논란거리에 내용도 확고하지 않고 엔딩도 찝찝해서 별로 좋은 평가를 남기고 싶진 않다. 돈이 아까웠던 영화였다.

[샹들리에]를 읽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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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도 이 책으로 독후감을 썼었다. 그 땐 한 챕터밖에 읽지 못했고, 지금은 다 읽은 상태다. 청소년들의 여러 가지 사연들을 그들의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언뜻 주위를 살펴 보면 나와 같은 학생들이 많다. 그들은 겉모습만 평범할 뿐이지, 모두들 특이하고 별난 이야기를 하나 이상 품고 산다. 이 책 속 일곱 가지 사연들 모두 너무 흥미진진하고 흔치 않은 일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도 결코 잔잔한 삶을 살고 있진 않다. 이번에 흥미 있게 읽은 이야기는 [아는 사람]이다. 주현이라는 아이는 서른 초반의 남자 선생에게 그룹 과외를 받는 여학생이다. 여자 넷, 남자 둘. 처음엔 여섯 명이서 시작한 과외는 하나 둘씩 나가고 그 아이와 주현이 둘만 남게 됐다. 주현이는 분명 과외 쌤이 번개 특강을 해 주겠다고 했다는 그 아이의 연락을 받고 쌤이 사는 오피스텔로 갔다. 그런데, 함정이었다. 고백을 빌미로 케이크와 꽃다발, 샴페인 뒤에 콘돔과 박스 테이프를 숨기고선, 홍조 띈 얼굴로 주현이를 맞이했다. 무턱대고 고백해 놓고 싫다며 일어서 나가려고 했을 때 알게 되었다. 아, 잔에 약 탔구나. 주현이는 그 애와 과외 선생님께 성폭행을 당했다. 케이크에 꽃힌 세개의 초들, 앞서 과외를 그만둔 여자애들을 의미했다. 그 때 나갔어야 했다며 주현이는 스스로를 자꾸 자책한다. 마지막 페이지의 글은 이랬다. ' 나는 그렇게밖에 말하지 않았는데, 왜 엄마 목소리가 목이 멘 것처럼 들릴까. 저 짧은 대화에서 엄마는 뭘 알아냈을까. 엄마가 오고 있다. 엄마가 오면 나는, 엄마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112. 나도 내가 별것 아닌 것 안다. 그러나 내 몸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도 안다. 별것인 극소수의 매우 특별한 사람들만 가진 권리가 아니다. 눈에 띄지 않아도 생생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권리다. 인간을 함부로 짓밟은 저 악마들을 봉인해야 한다.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어도 어떤 일에서 먼저 나가떨어지는 일...

[그해 여름 너와 나의 비밀]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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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주인공, 그림 그리는 아이 멜리사. 그리고 세 살짜리 동생 코디과 담배에 의지하며 사는 엄마, 이렇게 세 명. 화목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최악의 가족이었다. 여름 휴가로 캐나다의 한 통나무집을 가기 전까지는.  멜리사는 이번 여름엔 꼭 미술 캠프를 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결국 별난 엄마의 손에 이끌려 호숫가가 있는 잔잔한 동네로 여름 휴가를 가게 된다. 통나무집 주인인 템플턴 선생님은 "이웃 중 호프 가족이 유별나니, 친하게 지내는 건 힘들 거다"라고 충고하셨다. 그러나 멜리사는 앨리스와 친구가 되었다.  앨리스는 아주 특이한 아이였다. 섬 속 다르윈드에서 책 읽고 소설 쓰기를 즐기는 앨리스. 그녀의 소설, 그것만큼은 엄지 두 개를 치켜 들 정도의 글 쓰는 실력. 이 책을 다 읽고도 아주 진한 여운이 남았는데, 아마 '앨리스'라는 불가사의한 캐릭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앨리스가 엉뚱하고 어려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나는 엄청난 매력을 느꼈다. 솔직히 구지 내가 아닌 누구든, 조금 별난 사람들에게 끌리지 않나? 앨리스가 쓰는 그 소설도 아주 특이했다. 마치 구하기 어려운 조미료를 뿌려넣은 느낌이었다. 그 나무 요새의 이름을 '다르윈드'라고 지은 것도, 자신의 집안을 비롯해서 여러 거짓말을 할 때도 앨리스라는 인물에 푹 빠졌다. 딥 다크 초콜릿에 마늘빵을 푹 빠트리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느낌이었다. 무게가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멜리사와 헤어질 때도 그냥 안녕, 한 마디면 충분한 아이였다. 그 장면에서 가슴이 먹먹했다. 그녀의 여름에 멜리사의 비중이 크지 않았던 걸까.  음, 멜리사도 특이한 아이다. 하지만 앨리사만큼은 아니었다. 사실 특이하다기보단, 생각이 깊은 애다. 반복되는 자신의 일상에 지쳐 있었다. 케어가 필요했고, 앨리스에게서 무언의 치유를 받은 멜리사는 결국 앨리스와 함께 피로써 서약까지 한 '절벽에서 떨어지기' 약속을 오로지 스...

나의 이야기

다들 n 년 인생 중 정말 다이나믹했던 일 한두 개씩은 있을 것이다 . 나 또한 14 년 인생 치곤 적지 않은 일들을 겪어온 사람으로서 힘들었던 시기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아 다져진 후의 내 영감을 글로 써 보았다 .   가정 속 동생과 부모님과의 갈등 , 초등학생 때 아주 친했던 친구들에게 수도 없이 당한 배신 , 중학교 입학 후엔 친구들과의 문제나 초등학생 때 안 좋게 사이가 멀어진 친구가 험담을 해서 적지 않은 아이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로 낙인 되어버린 것까지 . 이 정도면 내가 진짜 문제가 있대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   물론 나도 분명 어딘가 문제가 있고 고쳐야 함이 분명하다 . 어떤 입장에선 “ 진짜 힘들었겠다 .” 라고 한다 . 또 어떤 사람들은 “ 나에 비하면 약과야 , 네가 겪은 일들은 .” 이라고 한다 . ( 두 경우 모두 매우 극소수의 사람들이며 , 보통 나를 저격하고 틈만 나면 괴롭히려고 하는 게 대부분이다 .) 그 당시에는 “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하지 ?”, “ 왜 하필 나만 이렇게 살아 ?” 라며 혼자 괴로워했던 기억이 난다 .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별일도 아닌 것 같다 . 제일 힘들었던 기억들도 , 다 ‘ 경험 ’ 으로 받아들이거나 그냥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일들로만 추억되고 있다 . 어쩌면 내겐 나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특혜가 주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 이런 일들을 거쳐오고 단단해지면서 살다 보니 , 앞으로 일어날 더 다이나믹한 일들이 별로 두렵지 않게 되었다 .   정신적으로 스스로 담담해지고 어른스러워졌다고 느꼈을 때 , 비로소 주위의 중요하고 소중한 게 보이기 시작한다 . 내가 고쳐야 할 점들도 눈에 띄기 시작하고 , 고칠 동기가 확실해졌다 . 걔네보단 후회 없을 십 대를 살자 . 나중에 다시금 떠올렸을 때 미련이 안 남도록 , 뿌듯할 일들만 남도록 그렇게 지금을 보내자 .   내 주...

[The Truman show]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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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쇼'는 약 4억의 인구들이 트루먼이 태아일 시기부터, 가정을 꾸린 아저씨로 성장하는 걸 라이브로 방송하는 유명한 TV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트루먼은 자신의 사생활이 모두 녹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태어났을 때부터 쭉. 대학 생활 도중 트루먼은 '실비아'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건 '트루먼 쇼'의 대본에 없던 내용이었다. 그래서 스탭들(그러니까 스튜디오 안의 모든 연기자들)은 둘을 노골적으로 떼어놓으려고 한다. 결국 실비아는 '피지'라는 섬으로 떠난다는 것으로만 자취를 남기고, '트루먼 쇼'의 자신이 맡은 배역에서 해고당한다. 트루먼이 결국 스튜디오 세트를 빠져나가는 마지막 신을 보고 실비아는 뛸 듯이 기뻐하며 그를 맞이하러 나간다. 아무런 문제 없이 편하게 살던 그가 세트를 탈출하여 현실 세계를 맞이하였을 때, 사랑으로 지켜줄 것이 예상되는 대목이었다. 사실 현실 세계에서 정말 저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청원이 엄청났을 것이다. 거의 90% 장담한다. 그러나 저 영화는 오래되기도 했고, 지어낸 이야기이기 때문에 볼 때 별로 불편하진 않았다. 왜 저 얘길 먼저 시작했냐 하면 난 솔직히 저 영화를 보면서 많이, 반복적으로 경악하다시피 했다. 트루먼이 자신이 꽉 막힌 스튜디오 안에 같혀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에 제일 놀랐고, 감독이 저런 방송을 만들었으며 수십 년 동안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반어법이다.) 한 사람의 사생활을 저렇게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건, 엄청난 인권 침해이다. 영화 중에 트루먼 쇼 감독이 인터뷰하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저흰 트루먼에게 특별한 삶을 살 기회를 준 겁니다." (대사 확실하지 않음) 과연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저런 아무 걱정 없는 세상이 실존한다면 나 또한 가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트루먼은 태어나서부...

[내 친구는 슈퍼스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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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백현지, 그녀의 제일 친한 친구 진수희. 현지는 수희와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게 된 이후로 수희는 흔히들 불리는 '슈퍼 스타'가 된다. 현지는 노파심에 뒤에서 악플을 달고, 앞에선 친한 척을 한다. 그래 놓고 현지에게는 "내 덕분에 유명해 졌잖아!" 라는 농담을 입버릇처럼 하며 장난 치는 게 일상이다. 언뜻 보기엔 문제가 없지만, 연예인인 수희는 그 말을 들어도 정말 아무렇지 않을까? 정답은, '아니다'다. 내가 예상컨데 수많은 아역 배우들, 어린 가수들 등 적은 나이임에도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방송인들은 분명 예전의 평범한 인생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왜냐고? 일단 잃는 것이 정말 많을 것이다. 또 주변의 시선이나 그 나이대에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아닌, 성인 때나 하는 '일', '직업'을 진짜 빨리 찾은 것이다. 그런 아이들의 삶이 결코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의 고통은 상상도 못 할 정도일 수 있다. 또, 일상생활이 정말 불편해질 거다. 셀 수 없이 많은 기자들이 그림자를 밟으며 수희를 따라다닐 것이며, 조그만 오점이 보여도 엄청나게 부풀린 기사들이 뜰 것이다. 말 그대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요소들의 투성이. 이 두 가지만으로도 어린 나이인 수희에게는 충분히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그래서 자신의 사진에 눈을 도려내고 빨간색 펜으로 낙서를 한 일도 전혀 이해가 안 되진 않았다. 내 생각엔 어린 나이에는 연예계 진출을 막았으면 좋겠다. 연예인들을 그렇게 괴롭히는 걸 막아야 하는 게 근본적인 문제지만, 그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엔 많은 아역 배우들, 아역 배우 지망생들이 있다. 이 글을 혹시라도 읽게 된다면 한 번은 다시 고심해보았으면 한다.

[모모]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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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는 보통 동화로 알려져 있다. 나 또한 완독자는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숨은 주제의식의 깊이를 모른다. 어린이가 읽어도, 학생이 읽어도, 어른이 되서 읽어도 유치하지 않는 모든 연령대가 즐겨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인 것이 신비로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책 소개를 해 보겠다. 주인공인 모모는 혼자서 뭐든 해 나가려고 하는 아이다. 마을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도, '혼자서 거뜬히 해낼 수 있다'고 말하며 싱긋 웃음짓는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웃음짓게 만드는, 이야기 잘 들어주는 기술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마을 사람들이 모모를 찾는 이유다. 순수하고, 깨끗한 영혼을 주위에서 어디 쉽게 찾을 수 있나? 모모는 누구라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정말 잔잔히 물 흘러가는 분위기에서 읽었기 때문에 킬링 포인트라고 해야 하나, 엄청 인상 깊었던 부분이 많이 없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이 문장이다. '나는 이 모든 일이 이미 일어난 일인 듯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일어날 일인 듯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내게는 그래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 [모모] 중 364 쪽 언뜻 보면 그저 그런 문장일 수 있지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읽으면 읽을수록 깨달을 수 있는 의미가 많고 깊다. 만약 내가 시험을 망쳤다는 전제 하에 문장에 비유해보자면, 앞으로도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게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아주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것에 비유를 해도 앞과 뒤, 과거든 미래든, 시간은 상관이 없다는 말로 해석했다. 내겐 꽤나 멋진 말로 와닿았다. 이렇듯 계속 읽으면 읽을수록 그 진가의 깊은 맛이 나는 문장들이 정말 수두룩하고 많은 이 책은 아주 많은 독자들의 손길을 닿는 데에 성공했다. 그만큼의 인지도 만으로도 칭찬거리가 많아지는 책이었다. 그렇기에 한 번 이상은 꼭 읽어 봐야 한다.

[방관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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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중학교 1학년인 에릭을 중심으로 학교 안 여러 인물들의 갈등상황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말 그대로 왕따, 학교 폭력 등이 주제인데 보통 '방관자'는 가해자와 똑같이 취급되는 폭력을 가담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에릭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간 후 다니게 된 학교에서 그리핀이라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차차 학교에 적응해 나가던 에릭은, 그리핀이 한번 눈에 띈 아이는 끝까지 괴롭힌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점점 에릭은 그리핀의 어두운 진짜 모습을 알게 된다. 이 책을 읽는 수많은 아이들이 이야기에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조금 고통스럽겠지만 다 읽었으면 한다. 내가 인상깊었던 점은, 보통 이런 소재의 류는 주체인 피해자나, 아니면 제일 앞에서 일을 벌이던 주동자를 비춘다. 하지만 이 책은 피해자, 방관자, 가해자 셋 중 가장 비중이 적은 방관자를 주체로 삼아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자체로부터 흥미로웠다. 이 이야기에서 복잡하고 갈등의 상황이 쉼도 없이 주어질 때마다 가끔 나오는 본능적인 의식을 잘 표현했는데, 상황이 아무리 심각하던 본능적으로 나오는 태도를 잘 표현했다는 게 정말 인상깊고 좋았다. 진짜 매우 많은 수의 학생들이 공감할 이야기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접했으면 하는 책이었다.

[over not yet]

난 열네살이다. 내 친구들은 모두 각자의 꿈을 정하고 노력하고 있다. 이맘때면 다들 진로를 정하고 자신의 길을 꾸준히 걷고 있을 거다. 그러나 난 아직이다. 처음엔 그림을 그리는 게 좋았다. 그래서 미술을 하는 예술가를 꿈꿨다. 그러다 가수였다. 아이돌 가수가 되는 걸 상상하며 친구들과 줄곧 노래와 춤을 연습하곤 했다. 다음엔 체육이 하고 싶었다. 여러 가지 배워 본 것 치곤 꾸준히 한 게 어찌 하나도 없었다. 한동안 수영을 열심히 배우다가 마스터 한 뒤 끊고, 다른 걸 조금씩 배워 보다가 사촌 언니를 통해 피겨스케이팅을 접했다. 꽤 많이 좋아했던 것 같다. 아빠가 피겨를 끊게 하려고 할 때도 펑펑 울며, 싫다고 악을 썼다. 근데 그것마저 끊었다. 그만둔 운동들 모두 내 의지로 끊은 거다. 부모님은 지원을 계속 해 주셨고, 끊자고 한 건 나였다. 그런데 난 왜 아직도 운동이 하고 싶은 걸까. 이젠 잘 모르겠다. 진짜 정말 하고 싶은데, 체육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은데 그러고선 또 몇 년 하다가 그만두고. 무엇보다 이미 난 지금 열네살이다. 다들 늦었다고 한다.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신경이 정말 많이 쓰인다. 나의 머릿속에 영향이 안 갈 리 없는 그런 말들이 한 명이 아닌 여러 명들의 입에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뱉어나와 날 찌른다. '천천히 정해도 늦지 않아.' 아니, 싫어. 난 빨리 정해서 지금부터 열정적이고 싶어.  전에도 항상 무언갈 꿈꾸지 않은 적이 없던 나였기에 지금 이 시기가 너무도 어색하고 불편하고 빨리 어딘가에라도 자리잡고 싶다. '지금 공부 열심히 하면 나중에 뭘 해도 성공해.' 거짓말이라고 본다, 난. 지금 하고 싶은 거 다 해 보고, 오히려 공부를 나중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난 열심히 공부해서 스펙 쌓고 경력 쌓아 취업 성공해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픈 게 아니라고. 애초에 그런 삶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리 다이나믹...

[샹들리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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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는, 일곱 개로 구성된 각기 다른 청소년의 일인칭 시점 사연을 담은 소설이다. 챕터마다 이야기의 주연인 아이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듯하면서도, 친구나 가족 등의 조연들도 다양하게 등장시켜 읽을 때 더욱 재미있을 만한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여러 가지 이야기 중, 가장 마음에 와닿던 부분은 어떤 여학생과 부모님 간의 갈등이었다. 소재 자체도 내겐 공감대를 형성했다. 평소 나 또한 부모님과의 갈등이 잦았기 때문에, 읽으면서 자연스레 깊은 몰입이 되었다. 둘의 대화는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아마 모녀의 대화를 독자들이 더 잘 이해하고, 학생의 고충과 부모의 고충을 두 명 모두의 입장에서 읽었으면 하는 작가의 마음이었던 거 같다. 정말, 말 그대로 리얼하게. 진솔한 대화로 적혀 있었으며 매우 공감되어서 좋았고 엄마가 아닌 학생의 신분으로 사는 중인 나에겐 딸의 입장에서 훨씬 몰입해서 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학생의 시점이지 않은가. 또 다른 조연으로는 아빠가 등장하는데, 두 명 가운데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딸은 아빠가 엄마 입장에서 수긍하고, 자신을 설득시키고자 할 때 크게 상처받은 모양이었다. 가족이란 구성원으로서 서로에게 치이고 치이는 관계로만 작용한다면 각자 별로 좋은 영향이 가진 않을 것이다. 개개인의 입장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신경써 생각해 본다면 이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엄마'와 '딸'. 두 인물은 어째서인지 서로 뭔가 안 맞는다. 어느 집에서든 청소년 딸을 둔 가정에서 모녀는 불화가 생기는 집이 더 많을 것이다. 청소년, 굉장히 모순적이지만 어쩌면 모두가 닮았고 겪어 본 일부분인 그 시기를 우리는 거쳐온다. 지금도 슬프고 즐겁고 외롭기도 하지만 웃는 나날을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감동적이며 폭넓은 공감을 불러오는 이야기였다.

[연애의 행방]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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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의 취미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취미인 스노보드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겔렌데 마법'. 일본에서 믿는 법칙으로, 설원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사랑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8인의 남녀가 주인공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각자 개인 사정으로 스키장을 찾은 이들은 여러 가지 일들을 겪게 된다. 마치 꼬인 실처럼, 8명 모두가 어떠한 관계를 거친 사이고 정말 소설같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만남. 우연이라기엔 너무 신기한 만남을 이 책에선 계속해서 담고 있다. 난 모든 이들의 이야기들을 보진 않았다. 한 두 개 정도의 에피소드만 보았는데, 내 기억에서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해보겠다. 결혼을 앞둔 미유기와 고타. 고타는 만남에 지쳐 있었다. 결혼을 미유키처럼 두근대며 기다리는 것도 아니었고, 아이가 가지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결국 점점 지쳐가 바람을 피워 버린 고타는, '결혼 전 마지막 불장난'이라며 자기합리화를 시켜 본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고타는, 눈 덮힌 산 위로 올라가는 걸 도와주는 8인승 정도의 곤돌라에서 미유키와 친구들을 보고 만다. 미유키가 고타 얘기를 계속한다. 친구들은 질문하고 궁금해하며 결혼과 지금 생활 얘기를 끊이지 않고 이어나간다. 앞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듣던 고타는, 미유키가 이미 앞에 앉은 남자가 자신이라는 걸 눈치챘으며 사과를 유도중이거나 아니면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예측한다. 저 때 사과를 했어야 했다. 아니, 애초에 바람 따윌 피지 않았으면 가장 좋았겠지. 그러나 난 저 상황에서 보편적인 남자는 바람을 안 피우면 매우 힘들어보였을 거라고 감히 추측해본다. 그렇다고 고타를 이해한다는 건 아니다. 자신이 미유키와의 관계에 지쳐 있다는 걸 인지했다면 오래 만났건 짧게 만났건, 결혼을 앞두고 있던... 양가가 친분이 있던 과감히 헤어지거나 아니면 해결방안을 찾아봤어야 했었다. 미유키가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한거라면 좀 이야기의 흐름에 안 ...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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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탄탈 산업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콩고에 있는 '카후지 - 비에가 국립공원'에 탄탈이 쏠려 있다는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콩고로 몰려들었다. 때문에 국립공원은 크게 훼손되었고, 그 안에 있는 고릴라 서식지 또한 파괴되었다. 사람들이 몰려온 이유는, 그들이 찾던 탄탈이 핸드폰의 주요 부품 원료로 쓰이면서 값이 20배나 뛰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핸드폰의 탄탈을 구하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에서 보기 정말 희귀한 고릴라가 멸종 위기종에 오르기까지 했다. 이 책의 작자는, 지구환경보호를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 내용 중엔 환경 보호를 할 수 있는 여러가지의 방안들이 적혀 있다. 책 소개를 보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데, 솔직히 이 책은 파가 좀 많이 갈릴 거 같은 이야기다. 난 반반이었지만 호인 사람들은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일 것이다. 솔직히 난 공부 차원에서 읽은 책이지만, (학교 사회 시간) 어쨌건 지구온난화나 환경보호, 멸종위기종 보호 등 여러 가지로 위기 상황을 나타내고 대처 또한 적혀 있으니 학급 필독으로 올라갔대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는 재미가 없었지만, 도움은 되었다. 아무리 지루한 책이어도 분명 도움이 되는 책이니 한 번 읽어보며 우리가 해야 할 일들, 지금 당장 1초가 급한 문제점을 알아가 보는 걸 추천한다.

[아몬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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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주인공, 선윤재. '아몬드'라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한다. 윤재가 열여섯 살이었던 해에, 가족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홀로 남은 윤재 곁에 '곤이'라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가 나타난다. 곤이는 처음에는 윤재에게 화를 내지만 담담한 반응에 오히려 쩔쩔맨다. 둘은 서로를 궁금해하고, 알 수 없는 우정을 쌓아간다. 책 중엔 윤재가 어렸을 때 집단폭행으로 죽은 소년을 본 내용이 있다. 대처법을 몰랐던 어린 윤재는 근처 문방구의 주인 아저씨에게 '저기 골목에서 누가 맞아 죽고 있다'고 말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던 아저씨, 그 아저씨가 바로 죽은 소년의 아버지였다. 그는 윤재에게 "네가 조금만 더 진지하게 말했더라면....!"이라며 화를 내었다. 의도적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위급함을 알리지 못한 윤재가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일까? 내가 아저씨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았으며, 책이 오로지 윤재의 일인칭 시점이기 때문에 아저씨가 과도하게 반응한다고 생각이 된다. 둘 다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아버지의 입장에선 살릴 수 있었던 아들을 황당하게 잃었으며, 윤재는 이미지가 '괴물'로 더욱 강하게 인식되는 사건이었다. 윤재가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성적으로 생각해본다고 해도 아저씨가 좀 예민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아이 입장에서는 윤재가 굉장히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신체적인 조건을 탓할 수도 없는 윤재가 정말 불쌍했다, 아이와 아저씨 또한. 이 책 중에서도 꼽자면 거의 처음 부분의 이 내용이 좀 인상적이었다. 교훈을 하나 얻었다. 주위에서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보고,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두 소년의 이야기로도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봤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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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정치를 하던 분이셨다. 정치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이었던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의 큰 챕터들의 이름은 이러했다. 프롤로그. 나답게 살기 1장. 어떻게 살 것인가 2장. 어떻게 죽을 것인가 3장.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4장.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 에필로그. 현명하게 지구를 떠나는 방법 나는 이 책을 청량리 교보문고에서 처음 접했다. 앞 부분만 조금 읽고, 차례만 훑어봤지만 뭔가 방황하는 나에게 한 가지의 삶에 예시가 되어줄 거 같아서 며칠 후 구입해 읽어보았다. 처음 다 읽고 난 후, 머리가 멍했다. 점점 내용이 머리에 스며들면서 난 '아, 삶이란 게 정말 어렵구나. 근데 난 이걸 읽으면서도 성장했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 배우고 있구나, 공부하는 중이구나' 라고 생각한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제 3장,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대단원 안의 소단원 중에서 '재능 없는 열정의 비극' 이라는 제목이 내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재능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니면 정말 미치도록 열심히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즐기는 방법이라고 해야 할까? 내용 중 전 피겨 국가대표였던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이야기가 있었다. 대충 내용은 이랬다. 둘은 오래 전부터 서로 경쟁해왔는데, 2010년 밴쿠버에서 트리플 악셀을 멋지게 돈 유일한 선수, 아사다 마오. 무려 그녀를 역사상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따낸 우리 나라의 김연아 선수. 작자는 질문을 하나 던졌다. 김연아가 마오보다 더 훌륭한 선수인가? 나는 그 둘이 똑같이 휼륭하지만 서로 다른 선수라고 본다. - 책 내용 중 멋진 생각으로 보였다. 김연아와 마오의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치열하게 경쟁 중일 사람들은, 둘 다 열정적인 노력파이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길을 밟고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감명 깊었던 부분은 많지만, 비밀로 하겠다....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읽고

(표지를 찾을 수 없어 사진첨부는 생략함) 주인공인 고등학교 1학년 아리는 아주 어렸을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정민이와 함께 태권도를 배우는 중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냥 친구같던 정민이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는 아리는, 같은 학년에 날씬하고 예쁘장한 승희가 라이벌이라는 걸 알고 있다. 승희는 정민이가 잘해주는 아리를 경계하고, 경고까지 남기고 간다. 아리는 정민이의 손에 선 핏줄, 넓어진 어깨, 굴뚝만한 키. 그리고 엄청나게 늘어난 태권도 실력. 모든 게 어색했다. 자신이 정민이를 남자로 보고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다. 그래서 아리는, 시간을 파는 상점. 바로 '메멘토이'라는 가게에서 정민이가 자신에게 잘해준 기억을 모두 팔아 버린다. 내가 읽은 건 여기까지다. 필독 도서 겸 학급문고에 올라온 만큼 우리 나이대의 얘기가 많이 물든 책이었다. 오랜만에 로맨스 물이라서 재미있게 봤다. 앞으로도 학급문고에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있으려나 서점]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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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기간이라 좀 바빴던 한 주였다. 그래서 예전에 읽었던 책을 써보았다. 이 책은 몇 주 전에 친구와 교보문고에 가서 읽은 책인데, 사실 북적북적한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난 술술 읽히고 빨리 볼 수 있는 간단하고 귀여운 에세이를 사 보았다. 황홀한 재즈 BGM을 들으며 이 책을 읽으면 스쳐가는 사람들은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책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먼저 이 책은 서점을 바탕으로 표지에 그려져 있듯 빡빡이 아저씨가 운영하는 책방 이야기다. 그림부터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서 눈에 쏙쏙 잘 들어왔다. 이게 첫번째 장점이었다. 계속 읽다 보면 뭔가, 세상엔 정말 이상하고 다양한 책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사실 그 사실이 내게 별로 큰 영감을 주진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재미있는 소설책이나 비슷한 맥락의 에세이만 찾아 읽기 바쁘다. 물론 나쁘다는 건 아니고. 좀 더 다양한 분야를 찾아 볼 필요가 있다. 책이 세계관을 넓혀 준다는 게 정말, 매우 맞는 말은 맞으나 책에서 몇 분야에 갇히는 것도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책에서는 '둘이서 읽는 책'이나, '달빛 아래에서만 볼 수 있는 책'등을 파는 주인공 아저씨의 모습이 나와 있다. 정말 정말 귀엽다. 책방에서만 파는 희귀한 책들을 사러 온 손님에게 책 안의 내용을 짤막히 보여주는데, 그 내용이 정말 매력적이고 소장 욕구가 넘치게 만들어서 읽는 내내 '정말 이런 책이 있었으면 다 사버렸을 텐데.'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만약 내가 돈이 남아돈다면 이런 책을 직접 앞표지부터 뒷표지까지 그림, 글 처음부터 다 써서 출판했을 거다. 약간 상상력을 유발시키는 책이라서 '책이 잘 안 읽히는 날'에 머리를 깨끗하게 해주기 위해서, 차 한 모금 홀짝하며 읽기 좋은 책이었다. 그림체가 매우 귀여우니 강력 추천한다.

[아빠는 몰라두 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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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은 7살 여자아이 '이구나'를 바탕으로 그의 가족들과 함께한 이야기를 전적으로 깔아 놓았다. 구나의 엄마 이야기도 나오고, 구나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 책에서는 모든 내용이 '일기'로 표현된다. 난 엄마의 사랑 이야기가 뭔가 매우 흥미진진했다. 뭔가 현실적이지 않은 로맨틱한 내용이면서도, 연애의 갈등을 겪는 보편적인 한국 커플의 모습도 잘 담아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지적할 점도 있었다. 바로 그림. 처음부터 뭔가 너무 성숙해 보이는 그림체. 전혀 7살 여자아이 같지 않은 그림체로 몇십 장이 지속되는 걸 보다 보니... '왜 그림체가 계속 똑같지? 그리고 얘 7살이라기엔 신체적 발육이 너무 빠르고, 대사도 나이에 맞지 않네.'라는 생각이 정말 읽는 내내 들었다. 심지어 표정 같은 것도 너무 다양해서 십대 청소년 느낌이 물씬 들었고 어색했다. 그림체가 예쁘던 조금 안 예쁘던 간에, 캐릭터를 묘사하는 데에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부족했던 것 같아 아쉬웠다. 좀 많이 감동적인 글귀가 많아서 마지막 부분에서는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던 거 같다. 또 부모님에게 조금 더 효도하고픈 마음이 생겼다.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진 않지만, 구나가 겪은 일생 스토리로 인해 '나도 언젠간 겪을 일이니 미리 잘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가슴 깊숙히 박혀 있기 때문에, 부모님과 마찰이 생길 경우 좋은 쪽으로 발동할 것 같다. 어쨌든 총평 및 감상평을 하자면, 가족을 소재로 한 감동 스토리로서는 잘 읽었다. 위에서 지적했던 부분 때문에 읽을 때 불편했던 점 이외에는 괜찮았다. 빨리 재미있게 읽혀 좋았던 책이었다.

[거짓말 학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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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거짓말을 가르치는 학교. 하지만 뭔가 수상한 음모가 꾸며지는 거 같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을 전국에서 몇십 명만 뽑아 입학시킨다. 그리고 이곳에서 거짓말을 가르치는 건 아이들과 선생님들 빼고는 비밀. 국가 비밀에 한한다. 스토리가 처음부터 미스터리하고 뭔가 꺼름칙한 분위기여서 되게 빨리 읽혔다. 좀 아쉬웠던 건, 주인공인 몇명의 아이들이 해낸 추리가 너무 적었고, 생각보다 별로 흥미진진하지 않았다는 거다. 아이들 사이의 관계가 더 부각되었으며 책의 요지나 교장의 음모를 더 인지시키진 못한 거 같다. 그래서 전체적인 평으로는 좀 아쉬웠다. 미스터리 소설을 오랫만에 읽는 거라 표지나 뒷표지의 간략 설명 등을 보며 되게 기대를 했었는데 그 기대에는 살짝 못 미쳤던 거 같다. 그래도 1인칭 시점을 쓰는 방법이나 어법 등에서는 배울 점이 있어서 좋았다. 조금은 공부가 되었고, 이런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주 조금은 감을 잡도록 도움을 준 책이었던 거 같다.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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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김지영은 매우, 매우 보편적인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한 여성이다. 처음엔 간략한 현재 그녀에 대한 프로필 소개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지영 씨의 이상한 증상들을 보여주더니, 갑자기 어릴 적으로 리셋된다. 김지영이란 우리나라에서 사는 '보통 여성'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써내려간 책. '82년생'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옛날 우리나라의 성차별이 심했던 때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21세기 출생자들을 제외하고선 꽤나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책일 거다. 김지영 씨는 성차별을 받을 때마다 묵묵히 삼키는 캐릭터였고, 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사람들 중에는 말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여러 가지로 마음의 스크래치를 남긴 지영 씨의 주위 인물들. 보면서 감정이입을 해서 나도 모르게 씩씩대버렸다. 보통 여자였던 지영 씨보다 난 지영의 언니인 김은영 씨가 더 맘에 들었었다. 엄마나 아빠의 차별적인 말을 들었을 때 지영 씨보다 나서서 대들었던 것도 은영 씨였고, 어디서 꿀리지 않을 고집스러운 성격이 왠지 지영보다 훨씬 멋있었다. 아마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을 거 같다. 작가는 보편적인 사람을 더욱 많이 보여주기 위해서, 또 은근하게 언니를 통해서 우리가 원하고 더 좋아할 만한 성격을 가진 사람도 보여주기 위해서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낸 것 같다. 읽으면서 실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차별들을 보는데 되게 먹먹했다. 처음부터 작가의 말, 해설까지 깔끔하게 완독하면서 계속 그랬다. 왜 이게 한동안 흥했는지 알 것 같다. 재미있었다.

[엄마는 페미니스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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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가 딸아이를 키우는데, 나름 전문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는지 저자에게 연락을 했다. '아이를 페미니스트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열다섯 가지의 챕터가 있다. 하지만 다 설명하려면 손가락이 아플 테니 난 내가 꽂혔던 한 가지만을 가지고 얘기할 것이다. 본문에서는, '네가 내 제안을 모두 따른다고 해도, 아이가 네 바람과는 다르게 자랄 수 있다는 점 잊지 마. 산다는 게 항상 뜻대로 되지는 않잖니. 중요한 건 네가 노력한다는 거야. 그리고 항상 네 직감을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믿어. 아이에 대한 사랑이 너의 길잡이가 되어 줄 테니까.' 라는 부분이 있다. 나는 마지막 두 문장이 정말 맘에 든다. '내 직감이 옳은 이유는 내가 아이를 사랑하니까. 그래서 길잡이가 되어 줄거야.' 라는 말인 거 같다. 사실 딱히 이유랄 건 없지만 저 문장이 매우 맘에 들었다. 여덟번째 제안. 호감형 되기를 거부하도록 가르칠 것. 제일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다. '누군가가 너를 좋아하지 않아도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고  말해 줘. 네가 남들이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는 대상일 뿐만 아니라 남들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는 주체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줘.'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관심받는 걸 즐기는 경향이 없잖아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불안하기도 하고, 너무 들뜨기도 했다. 나는 내가 주체 이기보단, 대상 으로써 더 많은 면을 비춘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이후로도 난 아직 그런 습관을 못 고치고 있다. 이게 페미니즘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내겐 좀 다른 영감도 준 책이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기도 하나 읽어 보길 추천한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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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의 잦은 싸움으로 인해 예민하던 호진이. 집을 나갔다 다시 들어오니 엄마 아빠는 거실에서 조용히 이혼 얘기를 하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한다는 얘길 듣고 화난 호진인 집을 나와 삼촌에게 간다. 삼촌은 마침 자전거 여행을 앞두고 있던 터에 조수가 필요해 호진이를 데리고 여행하기로 한다. 호진이는 트럭으로 이동하며 삼촌 옆에서 조수 역할을 잘 맡아 한다. 그러나 며칠 밤을 그렇게 보내던 중 엄마와 아빠에게 번갈아가며 전화가 수시로 온다. 집에 들어오라는 소리었다. 호진이는 이혼할 거냐고 물으며, 전화하지 말라고 계속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자전거 여행을 계속한다. 부모님의 입장도 이해가 가고, 호진이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어린 남자아이가 새벽 기차를 타고 삼촌한테 가는 건 위험하지만, 삼촌과 함께 한 여행이 너무 괜찮아서인지 모르겠다. 호진이는 집을 나온 뒤 더 넓은 세상을 봤을 거다. 주제가 자전거이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여행이라서 꽤 흥미로웠다. 함께 여행하는 캐릭터들이 다 다양하고 깊은 삶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서 좋았다. 호진이가 한 명 한 명의 얘기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아직 어린 아이가 이야기의 화자라서 솔직히 재미로 보는 이야기이고, 읽고 내 생각을 다루기엔 좀 가벼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치만 소재가 가출이기 때문에 그래도 나름 경험이 있는 나는 이해되고 공감되는 부분에서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초등학생들에게 추천한다.

[유진과 유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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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두 유진이의 이야기이다. 둘은 같은 유치원을 나왔지만 어떤 사건이 생기면서 둘은 헤어지게 된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만나게 되고, 키가 큰 유진이와 작은 유진이로 구분지어 불리게 된다. 큰 유진이는 작은 유진이가 자길 기억하지 못하자 먼저 가서 말을 걸기 시작하지만, 작은 유진이는 마치 모르는 외국어를 듣기라도 한 것처럼 모르는 모양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작은 유진인 그런 반응인 것이었는지 여러 가지로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뒷 부분을 읽어 보았다. 아동 성폭행.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아이가 겪은 무서운 일을 유진인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 잊고 있었던 것이다. 두 유진이 모두 유치원 때 원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큰 유진이는 그 일을 세상에 알리고 용기있게 이겨내려 했다. 하지만 작은 유진인 달랐다. 잊고, 감추려고 애썼다. 큰 유진이는 스스로 그 때의 기억을 직면하고 맞섰기 때문에 더욱 단단해졌지만 작은 유진이는 오히려 기억조차 하지 못하다가 더 큰 화를 불러 일으킨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엄청난 교훈을 가져다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처와 시련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 주었다. 난 아직 어리고, 너무나도 많은 상처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 상처를 직면하기 두려워하면 안 된다. 아픔이란 구슬을 깨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깰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고. 용기있고 대담하게 이겨낸다면 그 어떤 아픔도 문제 없을 것이다. 상처를 두려워하지 말고 경험이라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겠다. 그 경험 또한 귀하단 것을 알아야 한다. [유진과 유진]을 읽으면서 얻은 교훈으로 많은 사람들의 상처를 달리 보았으면 좋겠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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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보노보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에세이이다. 사실 여러 주제로 나뉘어진 에세이기 때문에 딱히 줄거리랄 게 없다. 그래도 많은 주제 중 제일 인상깊었던 건 바로 '다른 사람들하고도 같이 사는 법'이다. '다들 쓸쓸해서 재미없는 이야기도 하는 거'라고. 저 문장이 왜 내 마음에 그렇게 와 닿았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지금 왜 이렇게 힘든지 나도 잘 모르는데 내 생각을 어떻게 잘 알까. 내가 요즘 외롭고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학교에서나, 학원에서나. 또 집에서도 괜찮은 날이 없다. 아마 공감되어서 저 문장이 와닿았던 것 같다. 내가 아직 정말 조금밖에 안 살아 봤고 사실 크게 보면 인생에서 모래알만큼 작은 일이라지만 그래도 이 마음의 공허함은 나의 자존감을 꺾고 날 좀 제멋대로로 만드는 것 같다. 난 철 안 든 무례한 딸이어서 아직도 부모님이 알아주길 바라는 사소한 것 하나를 모른다. 쓸데없는 이야기라도 서로 말하고 귀 기울이는 일의 소중함을 모른다. 인생이란 게 쓸쓸한 거라서 별것 아닌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을 나는 아직도 모른다. 난 언제쯤 부모님 고생 안 시킬까. 후회할 행동 안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을 때 최대한 도와드리고 행복하게 만들어 드리라고. 내 자신에게 외치지만 굳은 벽이 하나 있는 듯, 아직은 열리지 않을 것 같은 벽이 그 외침을 튕겨내 버린다. 이런 에세이는 날 되돌아보게 한다. 아직 영향이 크진 않지만 지금 내 상황과 생각을 정리시켜준다. 가볍게, 진지하게 분위기에 맞춰 읽으면 재밌을 것 같다. 날 조금 더 철들게 만든 책이었다. p.s. 이 책의 포인트는 사실 <보노보노>캐릭터들이지만, 그들의 이미지에 조금 더 무게를 얹었다. 보노보노와 포로리의 대화는 간결하고 가볍게 툭 던지는 것 같으면서도 사뭇 진지하고 깊은 뜻이 담겨 보인다. 특히 보노보노와 포로리의 등장이 분위기를 괜스레 귀엽게 만든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인용한 것도 흥...

[트루먼 스쿨 악플사건]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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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악플(인터넷 상의 비난성 댓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악플을 안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자기가 다는 댓글이 악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적을 것이다. 나도 사실 무심코 비난하는 댓글을 쓴 적이 있다. 내가 비난을 한 상대는 어떤 연예인이었고 방송에서 말실수를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상황이었다. 과연 셀러브리티(유명인)라고 실언을 했다고 해서 굳이 전 국민에게 비난을 받아도 되는 걸까? 난 이 책을 읽고서 깨달았다. 그 때 비난에 동참했던 내가 그 사람보다 더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이 책은 인터넷 상에서 많이 오가는 댓글의 영향력에 대해 느끼게 하면서 조금은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글을 쓸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책에서는 비난받았던 두 아이가 결국 사건의 범인이 아니고 진범은 따로 있었다고 밝혀지지만 이미 그 아이의 마음의 상처는 되돌릴 수 없었다. 정말 안타깝고 불쌍해 보였다. 사람들은 사이버 폭력이 또 하나의 폭력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이상 머릿속으로만 이해할 뿐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악플의 영향력과 피해자, 주변 친구들, 가해자 모두의 입장을 생생하게 전하는 이 책을 읽으면 그 고통에 대해 조금은 공감할 수 있다. 어쨌든 한 번 논란이 중심에 서면 이미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어 버리고 게다가 학생이라면 생기부(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큰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기 피해자도 피해자지만 사건이 더 확산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하면 그때 생긴 피해자가 더 큰 상처를 입는 경우도 다수 있다. 악플을 도대체 어떻게 방지해야 할까? 내 생각엔 차단할 필요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 요새 꽤나 많은 사이트에서 글에 욕설이나 비속어가 있으면 자동으로 걸러지는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 같지 않나? 모든 사람들에게 악플이 해악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가 얼마나 무엇을 어떻게 왜 잘못하였던 간에 비난받을 권리는 ...

[크뤽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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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뤽케]는 자신의 원래 이름을 감추고 크뤽케('목발'이라는 뜻)라고 불러 달라고 하는 한 외발의 남자와 어린 토마스의 이야기다. 피난길에 기차역에서 엄마를 잃어버리고 혼자 떠돌던 토마스는 우연히 만난 크뤽케라는 사내를 따라다니게 된다. 크뤽케는 토마스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헤어지기 힘들다는 브롱카의 말에 실종신고를 한다. 2주 정도 지나자 그들과 토마스의 엄마는 연락이 닿게 된다. 모자가 상봉하는 사이, 크뤽케는 혼자 조용히 떠난다. 크뤽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가장 큰 의문이다. 그는 토마스와 있는 내내 어떤 생각이었을까. 이 책의 화자는 거의 토마스일 때가 많다. 그래서 난 계속 크뤽케의 이야기가 궁금했었다. 책의 배경이 전쟁터이고 주요 인물들 모두 민간인이다.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의외로 침착하고 담담한 이야기라서 흥미 있게 읽었다. 또한 6.25 전쟁도 떠올랐다. 이 책이 독일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 내용이 잘 그려졌던 이유는 아마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실 이 책이 딱히 엄청난 반전이라거나, 눈물 나게 슬프다거나... 아니면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이 욱신거렸다. 저 고난과 역경을 겪는 각박한 상황 속에서도 둘이 '인간답게' 서로를 보듬어주는 모습이 철저히 이기적이고 방관적인 요즘과는 참 달라 보였다. 6.25 때보다 물질적으로 훨씬 풍요로운데 왜 마음은 공허할까.

[누구의 탓도 아니야]

우리 반 단체 채팅방이 하나 있다. 그 채팅방에선 심심할 때 대화도 하고, 중요한 공지사항이나 급식표도 띄어 주는 꽤나 실용적인 채팅방이었다. 그런데 며칠 전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 한 아이 (A라고 가정하자.) 의 프로필 사진을 다른 아이 (B라고 가정하자.) 가 캡쳐해서 장난식으로 채팅방에 올린 것이었다. 두 명은 그 단체 채팅방에서 다퉜다. 내가 보기엔 일단 먼저 사건을 제공한 B도 잘못했지만, 그 전에 A도 다른 친구의 사진을 이유 없이 올린 적이 있기 때문에 당당하게 지적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A는 처음엔 B에게 일방적인 지적을 했지만 그 후엔 이 채팅방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말을 밷었다. 여기서 내 생각은 A가 채팅방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한 것엔 문제가 없지만 B를 향한 일방적인 지적은 단체 채팅방이 아닌 개인 카톡방에서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아이들의 기존에 있던 '단톡방 규칙'에 대한 인식이 확고하지 않았던 것이다라는 게 내 결론이다. *우리 반 단체 채팅방 규칙 1. 욕설 하지 않기 2. 성적인 대화 하지 않기 3. 도배하지 않기 4. 이모티콘 사용 자제하기 5. 사진 자제하기 6. 영어 자제하기 7. 상대방 비난하지 않기 8. 과도한 대화하지 않기 9. 연예인 얘기 하지 않기 10. 연애 얘기 하지 않기 11. 카톡 도우미 만들기 12. 불필요한 대화는 개인 톡 이용하기 13. 쓸데 없는 공지 띄우지 않기 14. 밤 12시 이후로 대화 금지 15. 늦은 시간까지 대화 금지 16. 카톡 확인하기 17. 준비물, 학급공지 등 중요한 것 공지하기 아이들이 규칙에 대해 조금만 더 신중히 생각해줬더라면 저런 일들은 벌어나지 않았을 거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규칙이 있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싸운다면 분명 이 채팅방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한 번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역시 단체 채팅방은 신중...

[라디오]

학생이나 회사원들, 지금 이 시간 열심히 수고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수많은 사람들. 혹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살짝 문을 열어볼까 하며 관심을 가지는 그런 사람들. 피곤한 퇴근길, 하굣길 그리고 집 가는 길에 따뜻한 목소리로 다른 사람들의 삶에 귀 기울여본다. 그런 정말 좋은 어플수단, 바로 라디오. 나도 라디오를 이용해본적이 있다. 물론 나에겐 용량 때문에 사용하기가 조금 어려운 라디오 어플이다. 그러나 한때 라디오를 이용하면서 '와, 이거 정말 잘 깔았다. 절대 지우면 안 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라디오는 일단 청취자들에게 사연을 들려주는 디제이의 따뜻한 목소리가 한몫한다고 볼 수 있다. 마음이 푸근해지고, 마치 마음이 마사지를 받는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사연들 중에서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 또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하는 사연들도 있다. 오늘도 힘들고 고단한 하루를 무사히 끝낸 나에게 수고했다고 한 마디 건네는 듯한 기분을 주는 그런 라디오 어플. 도롯가나 횡단보도 건널 땐 빼야 하는 건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 외엔 집갈 때 휴대폰 들여다 보며 고개 숙이고 있는 것보단, 귀 양쪽에 이어폰 끼고 가만히 사연과 노래 들으며 하는 귀가가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주의할 점은 딱 저거. 안전에 신경쓰는 것 빼곤 라디오는 정말 짜투리 시간 활용에 정말 좋은 것 같다. 라디오를 통해 생각도 하게 되고, 가끔 사연도 보내 보고. 그리고 조용하고 감성 젖는 노래도 듣고.. 그러면서 집에 가는 것은 나에게 정말 소소한 행복이다. Listening to the radio at home is a tiny happiness.

회장은 뭘까

학교에서 학급회장을 뽑았다.  그 전날 후보자에 오른 나는 회장 선거에서 회장이 되었다. 반 아이들에게 고맙고 기뻤지만 부담스러운 마음이 컸다. 왜 부담스럽냐고? 그 날 나는 교실에서 나가는 길에 친구 한 명에게 "너 공부 잘 해?"라는 말을 들었다. 또, 집에 가서 가족들과 이모, 할머니에게 이 소식을 알렸더니 모두 하는 말이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였다. 다른 이유에서도 부담이 되었다.  나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기 때문에 중요한 회의 등에 참석하시지 못하시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다들 그럴 거면 왜 회장이 되겠다고 나섰냐는 식으로 날 바라본다. 회장의 학부모님들이 회장 활동을 하시는 것도 아니고, 딱히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도대체 회장이 뭐길래 공부가 그렇게 중요하고, 학부모들이 하는 회의가 중요한 걸까? 나는 회장이 공부만 잘하면 되는 것이고, 학부모들이 회의를 참석하지 못한다면 나설 자격이 주어지지 못하는 것이라면 '명칭을 잘못 붙였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편도 아니고, 엄마 아빠가 학부모회의에 참석하시지도 못한다. 이런 내가 회장이 된 후에 지적당할 바에는 회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조건으로 알려주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공부를 못하고 회의참석도 못하였을 때 날 지적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의무는 아니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것이 회장인 것은 맞다.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선 내가 공부를 어느 정도는 했으면 한다. 그래서 나는 '의무감'을 느끼며 부담갖고 공부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내 모습 때문에 공부를 할 것이다. The class president is responsible. However, the sentence "The class president is a good person who studies ...

새로운 학교

입학을 했다. 생각보다 괜찮은 반편성에, 생각보다 좋은 담임 선생님이셨다. 배정받은 당일엔 '어느 기준으로 이렇게 반배정한거냐'며 우울해하고 슬퍼했지만, 다행히 첫날부터 난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내 친화력이 좋은건지.... 전화번호를 주고받고 같이 다닐 친구도 사귀어 뒀다. 학교생활이 재밌을 것 같아 떨린다. 여중에 입학한 내 친구는 부럽다며 난리다. 남자가 없다며, 교복이 불편하다며. 다니기 전에 학교를 어떤 시선으로 보던 간에 일단 다니기 시작하면 재밌는 곳이 학교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신입생으로 입학한 나는 앞으로의 학교생활이 정말 기대된다. 학교의 교문, 넓은 운동장, 흰색 바닥의 강당, 새로운 교실과 책상 그리고 의자, 급식실, 친구들, 선생님, 교복.... 모든 것들이 낯설고 새롭다. 언젠가 나도 이곳에 적응하겠지. 이곳을 구 학교로 졸업하는 날이 언젠가 오겠지라는 생각들이 너무 생소하지만 어서 빨리 이 학교에 적응하고 다닐 시간이 3년 뿐이라는 걸 늘 명심하고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야겠다. 그래서 이 학교에서의 모든 추억들이 행복했으면 한다. Between admission and graduation. I will not spend that long time, maybe even very short, in vain. My middle school life, fighting!

나에게 플래너란

나는 매일 하루 일정을 정리하고 꼭 해야 할 일들을 적는 플래너를 쓴다. 이제 플래너를 쓴지 5년 정도 되어 간다. 꽤 오래 썼다고 자부하는 나로써 말하자면.. 플래너는 잠들기 전에 아주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리고 내가 하루 동안 한 일들이 정말 뿌듯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플래너의 장점이다. 그러나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부분 다이어리나 플래너를 처음 시작하는 경우는 꾸미기나 글씨체에 신경쓰느라 정작 중요한 계획 세우는 것에 잘 집중하지 못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결국 어떻게 플래너를 쓰는지 터득하는 케이스도 있고 말이다. 다이어리처럼 꾸민다는 생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오늘 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서 쓰는 연습장이라고 생각하고 대충 글씨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만 써야 플래너를 제대로 쓴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날짜만 크게 맨 위에 쓴 후, 그 아래부터는 일이 끝나는 시간과 어디서 무얼 했는지를 적는다. 그리고 그 계획을 수행했다면 빨간 줄을 그어 했다고 표시한다. 이게 나만의 플래너 쓰는 방법이다. 플래너는 방학 같은 일정이 널널해 공부나 운동, 독서처럼 '내 시간'이 많은 경우 쓰는 게 좋다. 평일일 경우에는 일정이 갑자기 취소되거나 친구들과의 약속이 잡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신이 오늘은 다 뿌리치고서라도 계획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평일날 써보는 것도 좋다. 나에게 있어서 플래너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하루 하루가 특별하고 소중하고 또 보람찬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이고, 일기장이며 기록서이다. 플래너를 쓰지 않는 하루 중에서 결코 뿌듯한 하루를 마무리한 적은 없었다. I like writing a plan and I think that I write very well. I feel happy whenever I write plan. I will not stop writing plan never.

꿈꾸는 소녀

나는 어려서부터 예체능에만 관심이 있었다. 공부는 노력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예체능이 내 적성에 잘 맞았다.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체육은 뭐 그냥 다 좋아하고 그림도 소질이 있는 듯 했었다. 난 잘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는 체육을 진로로 설정하려고 했으나 요샌 약간 혼돈이 오고 있다. '내가 체육을 진로로 정할 만큼 잘하는 건가?', '막상 했다가 또 흥미를 잃게 되면 어떡해?' 등의 생각 때문이다. 게다가 난 더 해보고 싶은 것도 많기 때문이다. 나는 세계여행도 해보고 싶고, 암벽 등반도 해보고 싶고... 또 직접 불우한 나라나 동네를 찾아가 봉사해보고 싶기도 하다. 두 가지의 분류로 나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한 것'. 이 두 개를 병행하며 산다는 건 너무나 큰 욕심이다. 그치만 나는 피겨를 조금 더 배워보고 내가 어떠한 기술을 완전히 마스터했다는 것에 보람을 느껴본다면 생각이 바뀔 것 같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피겨는 내가 하고싶다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에 따른 정해진 규칙도 지켜야 하고, 부모님이 날 위해 소비도 하셔야 한다. 난 부모님에겐 조금 죄송하지만 부모님이 뭐라 하시던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거다. 어쨌든 내 인생이고 행복하게 살면 난 잘 산 거니까. 나도, 세상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가 '세상을 위해 사는 인생'을 놓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인생은 마이웨이다. 난 내가 잘 살 거라 믿는다.

어떻게 사용해야 좋을까?

요즘 엄마와 나 사이에서 휴대폰을 가지고 갈등이 많이 생기고 있다. 휴대폰을 제약 없이 사용한다는 건 엄마의 사전에선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난 늘 10시에 엄마에게 핸드폰을 내고 있다. 그런데 요새 엄마가 10시를 9시로 바꾸려고 하신다. 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나면 그 방법으로 적용해요." 라고 말씀드렸다. 엄마는 알겠다고 하셨고 난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데 난 애초에 휴대폰을 걷는 것 자체가 맘에 들지 않는다. 강제로 뺏는 것보단 공부하는 시간, 독서하는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동안만 엄마가 가지고 있으면 더 좋을 거 같은데. 엄마는 내가 하는 걸 엄마가 다 맘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 보다. 난 내가 하는 일들은 내가 알아서 하고 싶은데.

예비중의 고민

개학을 했다. 앞으로는 억지로 일찍 눈을 떠야 할 거고, 공부든 독서든 폰을 만지든 나만의 시간들이 있었던 방학과는 아예 달라질 것이다. 나는 6학년이라서 개학을 해도 약 3주만 다니면 졸업이다. 이번 주 금요일은 학교가 배정이 되고. 예비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가지씩은 걱정을 가지고 있을 거다. 내 걱정은 바로 친구다. 내가 지금 같이 다니는 친구가 한 명 있다. 그러나 나는 그 애와 엄청 오래 동안 볼 자신이 없다. 내가 영원한 친구를 찾는 기준은 일단 편해야 한다. 편하고 내가 무슨 고민을 털어놓던 잘 들어주고 나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그런 친구. 사실 아직은 못 찾았다. 당연히 그런 친구를 찾는 건 어렵겠지. 게다가 내 또래에서 중학교 2학년까지는 나랑 생각을 공유할 만큼의 그런 깊은 생각을 하는 친구가 없을 거다. 최소 중 3때부터 보이지 않을까. 그래서 난 차라리 중학교 3학년 언니들이나 그 이상의 언니들과의 대화가 오히려 더 편하다. 내가 중학교로 올라가면 그런 친구를 과연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이다. 왜냐하면 중학교 때가 되면 한번 사귄 무리에서 빠져나가면 그 무리에서 이탈하거나 방출당했다고 느끼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걱정이고, 고민이다. 중학교 때는 진짜 친구를 못 찾는다는 얘기가 많지만 난 꼭 만날 거라고 믿는다. 중학교 생활 다들 파이팅 하시길!

아직은 어려운 것

늘 느끼는 거지만 당장 하고 싶은 것을 참는 것은 정말 힘들다. 예를 들자면 외출하고 돌아온 내가 샤워하라는 잔소리를 들을 때? 샤워를 하면 할 것들이 늘어난다.  수분 속에서 나온 건조한 내 피부를 달래 줄 촉촉한 '스킨'과 '로션'. 그 다음엔 머리카락을 말려주기 위해 '헤어드라이'를 해야 한다.  머리카락을 기르는 중인 나는 드라이를 시작하면 적어도 15분은 걸린다. 이 귀찮은 것들을 하게 된 것은 결국 누군가의 잔소리이다. '언젠가 해버릴 것'이라면 '진작에 해버릴 것'이 좋다는 말들은 이미 질로도록 들었다. 난 전에는 '내가 알아서 할 건데 왜 참견들이지...? 아유 시끄러워!' 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어렸었나 보다. 지금은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나중에 샤워' 를 하는 바람에 가족들은 잠을 편하게 잘 수 없었다. 물소리, 빛, 드라이기 소리 등 얼마나 불편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 미안하다. 내가 당장 하고싶지 않은 건 하지 않아도 되지만, 나의 한 행위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건 좋지 못한 행위인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난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단 다른 사람이 상처받지 않을 가치를 고려하여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아직은 어려울 거다. 애초에 난 사람을 대하기를 힘들어하니까.  그렇지만 내가 '언젠가 해 버릴 것'이든 '진작에 해 버릴 것'이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더 커가면서 생각도 성장할 테고, 그 때 이걸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 때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여행자의 하룻밤]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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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예술마을에 있는 모티프원. 그곳에 계신 이안수 선생님은 세계적인 영화감독, 건축가, 셰프, 화가, 음악가 그리고 기업의 CEO 등이 앞다퉈 찾는 인물이다. 그를 만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며칠 동안 모티프원에서 선생님과 대화하며 잊고 있던 전작 시리즈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일본에 돌아가면 그 시리즈를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저의 모티프를 상기시켜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일본의 현대화가 나카무라 가즈미 "모티프원에 도착하면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범상치 않은 예술인 이안수 작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와 꼭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 홍콩의 건축가 개리 창 수많은 여행자들이 하룻밤을 이곳에서 보내고 간다. 나 또한 모티프원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그와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 언젠가는 꼭 이안수 선생님과 함께 대화를 하며 나의 모티프를 찾아내고 그걸로 멋진 글도 써내고 싶다. 하지만 이 책만을 통해서도 수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세계에서 수만 명들의 사람들이 그와 대화를 하러 오고, 손님들의 인생을 들어주는 곳이 바로 모티프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으로 영감을 얻고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생각나는 게 하나 있다면 자신에게는 잘 맞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던 한 사람이 일 때문에 수없이 자책하는 힘든 시기를 겪으며 이곳 모티프원에 오게 되었다. 그와 대화를 나눈 후,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한 그는 '진심으로 원하는 직업'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이 되었다.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이안수 선생님과 대화해보고도 싶지만 나 또한 다른 위의 이처럼 힘들게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다시 살아갈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사람. 다른 사람의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보고 싶던 내게 첫 발을 떼는 걸 도와준 이 책은 정말 괜찮은 것 같다.

[꼴찌, 세계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가 되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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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토로이트의 빈민가에서 태어났으며 여덟 살 때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벤 카슨. 늘 반 안에서 꼴찌를 도맡아 했다.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늘 놀림거리가 되기 일쑤였고, 늘 어디서나 무시당했다. 저랬던 벤이 어떻게 '신의 손'이라고 불리는 벤 카슨 박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정답은 바로 책이라고 했다.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늘 책을 가까이 두고 접한 벤. 나는 책을 펼치면 학교에서의 안 좋은 일 같은 것은 모조리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오로지 책의 내용만이 눈에 들어온다. 책의 그 특징 때문에 벤이 그 환경에서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벤 박사가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되었냐'고 물어본다면 책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책 때문에 세계 최고가 되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일단 네가 책을 읽어 보면 알 걸?" 이라고 말해 줄 것이다. 책은, 마법처럼 내 삶의 가이드가 되어 준다. 내가 읽은 이 책처럼, 다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담긴 책을 보면 "이게 정답이야! 나도 이렇게 살면 되겠지?"처럼 벤의 인생을 따라 살려는 생각보다, 당장이라도 내 인생을 설계해 2절지에 꽉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의욕이 넘칠 것이다. 그 의욕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잘 택해 꿈을 이루길 바란다. 나처럼!

[피노키오가 들려주는 피노키오 이야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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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알던 우리의 피노키오 이야기. 어린이든 어른이든 누구나 알고 있을 코가 긴 피노키오. 그러나 이 책은 더 기대가 된다. 왜냐하면 피노키오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 피노키오는 자신이 거짓말만 하는 인형이 아니라고 했다. 사실상 "너 피노키오 알아?"라고 묻는다면... 음, 아마 나라도 "아, 거짓말하는 꼭두각시 인형이잖아."라고밖에 그를 설명하지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서 좀 변한 게 있다. 기존 피노키오 책에서 등장한 동물 친구들은 사실 피노키오 관점에서는 그렇게 나쁜 아이들이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누구든 살면서 실수를 하는데 피노키오가 그 실수들을 통해 얻은 것들. 다리를 저는 여우와 앞 못 보는 고양이를 만난 이상한 경험도 해본 피노키오. 피노키오가 아빠의 속을 많이 태우기는 했지만 사실 피노키오는 세상을 배우는 중이었던 것이다. 피노키오의 관점에서 써낸 [피노키오가 들려주는 피노키오 이야기]라는 책은 더 넓은 시야에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린이 소설인 것 같다. 이 책에서 얻은 이름하여 '세상을 보는 렌즈'로 대인관계를 잘 설립하고 부모님과의 관계도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나처럼 청소년기를 거치고 있는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픈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