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뤽케]를 읽고

[크뤽케]는 자신의 원래 이름을 감추고 크뤽케('목발'이라는 뜻)라고 불러 달라고 하는 한 외발의 남자와 어린 토마스의 이야기다.

피난길에 기차역에서 엄마를 잃어버리고 혼자 떠돌던 토마스는 우연히 만난 크뤽케라는 사내를 따라다니게 된다.
크뤽케는 토마스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헤어지기 힘들다는 브롱카의 말에 실종신고를 한다.
2주 정도 지나자 그들과 토마스의 엄마는 연락이 닿게 된다.
모자가 상봉하는 사이, 크뤽케는 혼자 조용히 떠난다.

크뤽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가장 큰 의문이다.
그는 토마스와 있는 내내 어떤 생각이었을까.
이 책의 화자는 거의 토마스일 때가 많다.
그래서 난 계속 크뤽케의 이야기가 궁금했었다.

책의 배경이 전쟁터이고 주요 인물들 모두 민간인이다.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의외로 침착하고 담담한 이야기라서 흥미 있게 읽었다.
또한 6.25 전쟁도 떠올랐다.
이 책이 독일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 내용이 잘 그려졌던 이유는 아마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실 이 책이 딱히 엄청난 반전이라거나, 눈물 나게 슬프다거나... 아니면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이 욱신거렸다. 저 고난과 역경을 겪는 각박한 상황 속에서도 둘이 '인간답게' 서로를 보듬어주는 모습이 철저히 이기적이고 방관적인 요즘과는 참 달라 보였다.
6.25 때보다 물질적으로 훨씬 풍요로운데 왜 마음은 공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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