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읽고

이 책은 보노보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에세이이다.
사실 여러 주제로 나뉘어진 에세이기 때문에 딱히 줄거리랄 게 없다.
그래도 많은 주제 중 제일 인상깊었던 건 바로 '다른 사람들하고도 같이 사는 법'이다.

'다들 쓸쓸해서 재미없는 이야기도 하는 거'라고.

저 문장이 왜 내 마음에 그렇게 와 닿았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지금 왜 이렇게 힘든지 나도 잘 모르는데 내 생각을 어떻게 잘 알까.

내가 요즘 외롭고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학교에서나, 학원에서나. 또 집에서도 괜찮은 날이 없다.
아마 공감되어서 저 문장이 와닿았던 것 같다.

내가 아직 정말 조금밖에 안 살아 봤고 사실 크게 보면 인생에서 모래알만큼 작은 일이라지만 그래도 이 마음의 공허함은 나의 자존감을 꺾고 날 좀 제멋대로로 만드는 것 같다.

난 철 안 든 무례한 딸이어서 아직도 부모님이 알아주길 바라는 사소한 것 하나를 모른다.
쓸데없는 이야기라도 서로 말하고 귀 기울이는 일의 소중함을 모른다.
인생이란 게 쓸쓸한 거라서 별것 아닌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을 나는 아직도 모른다.

난 언제쯤 부모님 고생 안 시킬까.
후회할 행동 안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을 때 최대한 도와드리고 행복하게 만들어 드리라고. 내 자신에게 외치지만 굳은 벽이 하나 있는 듯, 아직은 열리지 않을 것 같은 벽이 그 외침을 튕겨내 버린다.

이런 에세이는 날 되돌아보게 한다. 아직 영향이 크진 않지만 지금 내 상황과 생각을 정리시켜준다.
가볍게, 진지하게 분위기에 맞춰 읽으면 재밌을 것 같다. 날 조금 더 철들게 만든 책이었다.

p.s. 이 책의 포인트는 사실 <보노보노>캐릭터들이지만, 그들의 이미지에 조금 더 무게를 얹었다.
보노보노와 포로리의 대화는 간결하고 가볍게 툭 던지는 것 같으면서도 사뭇 진지하고 깊은 뜻이 담겨 보인다.
특히 보노보노와 포로리의 등장이 분위기를 괜스레 귀엽게 만든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인용한 것도 흥행할 수 있었던 한 방법인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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