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어려운 것

늘 느끼는 거지만 당장 하고 싶은 것을 참는 것은 정말 힘들다.
예를 들자면 외출하고 돌아온 내가 샤워하라는 잔소리를 들을 때?
샤워를 하면 할 것들이 늘어난다. 
수분 속에서 나온 건조한 내 피부를 달래 줄 촉촉한 '스킨'과 '로션'.
그 다음엔 머리카락을 말려주기 위해 '헤어드라이'를 해야 한다. 
머리카락을 기르는 중인 나는 드라이를 시작하면 적어도 15분은 걸린다.

이 귀찮은 것들을 하게 된 것은 결국 누군가의 잔소리이다.
'언젠가 해버릴 것'이라면 '진작에 해버릴 것'이 좋다는 말들은 이미 질로도록 들었다.

난 전에는 '내가 알아서 할 건데 왜 참견들이지...? 아유 시끄러워!' 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어렸었나 보다. 지금은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나중에 샤워' 를 하는 바람에 가족들은 잠을 편하게 잘 수 없었다.
물소리, 빛, 드라이기 소리 등 얼마나 불편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 미안하다.

내가 당장 하고싶지 않은 건 하지 않아도 되지만, 나의 한 행위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건 좋지 못한 행위인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난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단 다른 사람이 상처받지 않을 가치를 고려하여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아직은 어려울 거다. 애초에 난 사람을 대하기를 힘들어하니까. 
그렇지만 내가 '언젠가 해 버릴 것'이든 '진작에 해 버릴 것'이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더 커가면서 생각도 성장할 테고, 그 때 이걸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 때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블랙 아웃]을 읽고

[계단의 집]을 읽고

[몬스터 바이러스 도시]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