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을 읽고

등장인물은 다언, 해언, 한만우, 상희 등의 인물이 나온다.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해언, 그녀의 동생인 다언. 해언이 누군가에게 살인을 당해 세상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몇 명의 용의자 이름이 나오고, 그 중 한명인 한만우도 나온다. 한만우의 어리숙한 말투와 답답한 행동에 나 포함 대부분의 독자들은 그가 실수로 살인했을 거라고 예상할 수도 있다. 뭐, 난 읽다 말아서 결말을 모르니까.
만우는 해언을 본 순간 그녀의 착의상태를 말하면서 점점 더 의심받게 된다.
반바지에 반팔? 왜 만우는 그 발언으로 더 의심받았나?
해언이 여성이고, 연약하며 비교적 약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단지 아름답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영악하지 못하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정복당하고 사회로부터 강제적인 압박을 받는 게 과연 정당하냐는 질문. 작가는 다언의 입을 빌려 모두에게 묻고 있다.

아버지를 잃은 그녀는 속옷을 입지 않은 차림으로 소파에 다리를 벌리고 앉는단 이유로 엄마에게 여러 번 꾸짖음을 당하면서도 자신을 보호하는 것에 무심한 아이였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런 그녀를 챙긴 것은 다름아닌 동생 다언이었다.
그런 그녀의 삶은 언니를 잃은 뒤로 송두리째 달라졌다. 온갖 성형시술을 받고, 몸은 어째선지 삐쩍 말라 뼈 뿐이고 남들에게 너무나도 차가웠다.
승희와 다언이 카페에서 대화하는 부분에서 다언의 태도는 그녀의 과거와는 크게 대조되어 보였다.
이사를 간 뒤, 다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마치 물 속의 먹물처럼, 하나의 변화는 중심과 연결되어 있는 그 모든 것에 퍼져나간다.
마치 뼛대처럼 자라난 그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친다. 어둡게 물들인다.
죽음과 삶, 그 경계. 해언의 죽음 언저리에 있던 모든 인물들은 그 곳에서 어디로도 못 가고 갇혀 있다. 그들의 추락한 인생은 누구 탓을 해야 할까? 그들이 허공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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