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일주일]을 읽고

배경은 아일랜드의 스토니브리지. 스톤하우스와 인생을 함께한 세자매를 이어받아, 치키는 삶의 제 2막을 연다.
제목부터 따듯함이 느껴지는 이 책은 한 번쯤 넘어져도 괜찮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이 지루하고 모든 게 맘에 안 들던 치키. 이대로 가다간 보수적인 아버지의 손에 떠밀려 늙은 농부와 결혼할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 그 때, 운명적으로 여행객 남자와 사랑에 빠진 치키. 그녀는 고민 끝에 그를 따라 미국행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그 선택은 도박과도 같았고 어머니의 말대로 진짜 사랑이 그리 서둘러 올 리 없었다.
하지만 치키는 부모님과 언니의 압박으로 본인이 원치 않는 삶을 살진 않았다.
본인의 선택으로 만난 지 얼마 안 된 남자를 따라 나섰고, 낭떠러지 끝에서 방황하며 스스로를 감싸려고 거짓말쟁이도 되었다.
그러나 마침내 그녀는 스톤하우스의 경영자 치키라는 사업가가 되어 있었다.

저는 제 인생이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거든요."
"나도 내 인생이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지. 하지만 살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도 정리할 건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p75

치키는 한 때 삐끗했으나, 그때를 자신을 다듬는 계기로 삼아 완성된 성인으로 자랐다.
책이 전반적으로 작가 시점이라서, 치키의 속마음을 알기 힘들었다.
그래도 치키가 나무를 바라보던 젊은 여인에서, 숲을 바라보며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멘토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이처럼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치키의 친구 눌라의 이야기도 나왔는데, 어쩜 인생이 저렇게 안 풀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아들 '리거'가 치키 밑에서 일하게 되었다. 리거가 '꼴통 그 자체'였던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서서히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치키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자신의 어릴 시절을 떠올렸을까?
아마 리거에게 그녀를 잘 챙겨준 캐디시 여사 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싶었을 것 같다.

스톤하우스는 지배인부터 숙박객,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비슷한 삶을 살아왔다.
나도 살면서 한번쯤 스토니브리지의 호텔에 머물며 아무 생각 없이 바닷가를 거닐고, 치키와 따듯한 대화를 나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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