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이슬아 수필집을 읽고.

내가 읽은 부분은 [젊잖은 사이],[유일무이],[물속의 당신] 세 편이다. 제일 와닿았던 건 유일무이.
있을 유 자인 줄 알았던 '유'가, 오직 유 자였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오직 유 자에 한 일, 없을 무 자에 두 이.
말 그대로 유일무이, 우리는 왜 오직 하나뿐인가를 생각하게끔 만드는 사자성어다. 선생님 같이 보였던 주인공은 아이들에게 유일무이가 뭔지 물어보았다.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를 살피며 자기에게만 있는 점, 자기만의 흰 손가락, 자기만 가진 사마귀 같은 걸 찾아 썼다. 그런데 소수의 아이들 (한 두어 명 정도) 은 색다른 내용을 적어 가져왔다.
자신의 작고 소중하며 유일한 것을 진짜로 적어왔다. 어린 아이들이 이렇게 적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주인공은 감격을 받은 듯했다.

책 속엔 이런 글이 있다.
'그 문장들을 읽고 기억하게 되었다. 우리를 고유하게 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타인에게 있다는 걸 말이다. 남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나는 이따금 겨우 특별해지곤 했다. 세계에 오직 나만 있다면 고유성이랄지 유일함이랄지 그런 말들은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존재는 타인과 맺는 관계에 의해 끊임없이 새롭게 구성되는데, 그건 축복일까 저주일까?'

 우리가 어떤 공간에서 하나 뿐인 생물체였다면, 우린 유일무이라는 개념도 몰랐을 것이다.
타인의 어떤 그들만의 고유성 덕분에 우리 또한 유일무이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유일무이해서 뭐가 어떤데?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사실 나도 그랬다. 내가 오직 하나뿐이어봤자 뭐가 어때? 라 할 수 있지만, 주위에 있는 소중한 모든 것들. 나만 꿀 수 있는 깊고 진지하며 현명하고 빛나는 생각들과 꿈. 내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주어진다는 거다. 저런 멋진 일들을 남들이 아닌 나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 곧 유일무이한 것과 같다.
우린 우릴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일 수 있다는 것에 감동하고 기뻐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흔하지 않음을 잘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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