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17의 게시물 표시

[양파의 왕따일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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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의 왕따일기]는 내 또래인 초등학교 아이들이 서로 부딫히면서 마음이 성숙해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물이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양미희라는 예쁘장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미희는 인기도 많아서 따르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그 아이들과 미희는 양파라는 (양미희의 '양'자와 패거리와 같은 뜻인 '파'를 합쳐 만든 단어.) 조직을 구성한다. 그 패거리는 학생들 사이에서 꽤나 많은 인기를 끌었고, 여러 아이들이 양파에 들어가고 싶어 했지만 4명으로 정해져 있는 양파에 들어가는 조건 역시 물렁하지만은 않았다. 양파에 들어가는 조건은 매우 까다로웠다. 공부와 운동을 잘하는 엄친딸이어야 하고 아버지의 빵빵한 집안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인 임정화는 이발사인 아버지를 의사라고 속이고 양파에 들어가게 된다. 나는 이 부분에서는 정화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후에 일어날 일들을 예상하자면 지금 아빠의 직업을 속이면 안된다는 판단은 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어쨌거나 정화는 양파에 들어가 이상한 의식 같은 걸 하기도 하고, 아이들 앞에서 유세도 떨며 즐거운 나날들을 보냈다. 그런데 정화의 친구 경미는 정화가 양파에 들어가며 자신과 멀어지자 양파를 싫어하게 되었다. 그러자 양미희와 친구들은 경미를 왕따시키기 시작한다. 그 때 양파에 속해 있던 곽정선이라는 아이가 반대를 하자, 양미희는 곽정선도 괴롭히기 시작한다. 주인공인 정화는 정선이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싶었지만 미희의 절대복종 명령에 손을 내밀어줄 용기가 사그라들었고, 밤마다 정선이가 자살을 시도하는 꿈을 꾸기 시작하며 마음이 바뀌기 시작한다. 결국 정선이는 전학을 가고, 양파에 있던 아이들 모두가 미희에게 항의하며 양파는 해체된다. 양파라는 무리를 이끌던 양미희는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던 상황이 문제가 되었던 것 같다. 부모님에게 받지 못한 관심을 화로 푸는 게 학교생활과 연결이 되었던 거 같다. 그리고 정선이는...

6학년 1반 구덕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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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1반에 배정받은 구덕천은 여동생 한 명과 부모님과 살고 있는 한 남학생이다. 6학년으로 올라와서 왕따가 되었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덕천이가 왕따를 당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던 친구들은 덕천이가 죽은 이후,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터질 듯이 들었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 이미, 덕천이는 하늘로 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다시 깨달은 건, 우리 나라의 사회는 이 책에 나온 방관하는 선생님과 어른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정말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지만 말이다. 암캐 선생님. 6학년 1반 구덕천의 담임선생님은 정말 비현실적일 정도로 방관을 했다. 먼저 괴롭히는 아이가 덕천이를 놀렸다는 건 몰랐을 수도 있지만, 쪽지까지 받았으면서 그걸 대놓고 읽은 부분은 담임이 구덕천을 싫어하고 이 사건에 방관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사건이었다. 두번째로는, 덕천이와 덕천이의 어머니가 함께 교실에 방문해 선생님을 보고 상담을 하는 장면이었다. 어머니가 직접 나서서 말을 했다면, 조금이라도 의심하는 게 정상 아닌가? 어쩌면 어머니가 포기할 정도까지 말을 한 걸까? 왜 그렇게까지 그 사건에 관여하는 게 싫어서 티를 낸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덕천이가 하늘로 떠난 후 선생님은 교실을 뜨셨다. 언제 돌아오실지 모르지만 아프다고 하셨다. 방관하던 교실 아이들도 가해자 아이를 욕하며 방관하던 건 기억도 안 나는지 떠들어댔다. 현실적이면서도 슬픈 청소년 왕따를 잘 표현한 책이라 감명깊게 읽은 거 같다. 재미있었다.

[서연이와 헤이리 판타지랜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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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와 헤이리 이야기는, 주인공 서연이가 헤이리의 예술인마을에서 마법같이 생기는 일을 체험하는 이야기다. 여러 시리즈가 나왔는데, 이 책은 그 중 첫번째 책이다. 대충 줄거리를 말하자면 서연이의 사촌동생 희찬이가 괴롭힘을 당하는데, 서연이는 그런 동생을 위해 헤이리에서 기분전환 겸 놀아주기로 한다. 그런데 우연히 간 예술인마을의 한 게이트에서 신비로운 일을 경험하게 되고, 희찬이와 서연이는 희찬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이곳으로 데리고 와 결투를 하기로 결정한다. 이런 이야기인데, 난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책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비판도 있으며 괴롭힘을 당하는 희찬이의 입장에서도 잘 그려지도록 썼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안 맞는 건 이 한 가지. 원래 서연이가 괴롭힘을 당해야 하는 거 아닌가? 희찬이가 보복을 당한다는 게 잘 안 맞긴 하지만, 중요한 건 '괴롭힘'이 어떻게 표현되느냐이니 대체적으로는 재밌다고 평론할 수 있다. 이 책의 시리즈를 거의 다 모았는데, 모두 읽었으니 차차 한 권씩 독후감을 쓸 예정이다.

[인형소녀 예나와 아역배우 심현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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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형처럼 예쁘다고 하기엔 조금 과장한 거지만 못생기지도 않은 예나와 훈남에 연기도 잘 하는 아역배우 심현우, 이 두 명의 이야기이다. 예나가 우연히 본 영화에 잠깐 출연한 심현우가 기억에 남아 예나는 심현우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한다. 그런데 심현우가 소속된 회사에서 마침 아역배우 오디션을 하는 중이라고 해서 예나는 과감하게 오디션에 도전한다. 하지만 혼자 가기엔 무섭고, 엄마한테 말을 꺼내면 안 된다고 할 게 뻔해 예나는 친한 단짝 친구 가연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가연이는 자신의 엄마가 도와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엄마에게 몰래 도움을 요청했고, 가연이의 엄마와 가연이, 예나 이렇게 셋이서 오디션을 보러 가기로 하였다.  예나는 오디션장에서 오디션을 볼 때 주어진 미션인 즉흥연기를 해야 했다.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심청전을 영화로 만든다고 생각하고 심청이 바다에 빠져 죽기 전에 아버지 심 봉사와 헤어지는 순간의 슬픔과 아쉬움을 표정과 대사로 표현해 보세요.' 연기는 꽤나 어려운 것이였지만 예나는 잘 소화한 거 같다. 그런데 오디션이 전부 끝나고 가려는 순간 방금 오디션을 평가하던 한 사람이 가연이에게 오디션을 보는 게 어떻냐며 권유했고, 가연이는 오디션에 뽑히게 된다.  아쉽게도 예나는 떨어지는데 전개가 조금 이상하지만 아이들을 위주로 한 책이기 때문에 잔말 않고 봤다. 가연이가 오디션에 뽑혀 연습생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그 때 심현우를 만나게 되고 예나는 가연이를 통해 심현우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폰 번호도 교환하고 문자도 자주 하는 사이가 되자 예나는 집착에 가까운 심현우를 향한 마음을 표현했고 현우는 그게 부담스러워 솔직히 말했다. 그러자 예나는 상처를 받았다. 그렇지만 예나는 가연이와의 대화에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들, 그리고 친구의 위로를 받고 기분이 풀리며 현우에 대한 모든 감정을 정리하게 된다. 이런 이야기인데, 가연이와 ...

[교실 밖 엉뚱 별난 한국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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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많은 한국사 책들을 읽었지만 이 책은 한국사만을 담은 게 아니라 흔한 한국사 인물들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낸 책이야. 이 책에서 본 이야기들 중 제일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하나 꼽자면, '정3품 벼슬을 받은 개'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고 재미있었어. 개 한 마리가 부모 없는 시각장애 어린아이를 돌봐 주는 이야기인데, 아이를 헌신적으로 돌본다는 이야기가 전국에 퍼지며 왕은 개에게 벼슬을 내렸대. 개에 관련된 다른 이야기도 있어. 고려 고종 때 문신인 최자의 [보한집]에는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어. 고려시대에는 전라북도 남원을 거령현이라고 불렀는데, 거령현에 김개인이라는 사람이 개 한 마리를 기르며 살고 있었어. 어느 날 그는 개를 데리고 외출해 술을 잔뜩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어. 그런데 술에 너무 많이 취해 돌아오는 길에 들판에 쓰러져 잠이 들었어. 그런데 그 때 들불이 나버린 거야. 그러자 개는 냇물을 들락거리며 꼬리에 물을 묻혀 와 불을 끄고는, 기운이 다해 죽고 말았어. 주인은 개가 자신을 위해 죽은 걸 보고 슬퍼하며 개를 묻어주고 그 자리에 지팡이를 꽃았어. 그 지팡이가  나중에 나무로 자랐는데, 한자로 개 오에 나무 수를 합쳐 오수라는 지명이 생겼대. 그 뒤로 사람들은 오수의 개 이야기를 하며 주인을 구하고 충성을 다한 개의 충성심을 높이 기렸다고 해. 이 이야기가 나에게 무척 감동적이며 동물이 사람보다 나은 부분도 있다는 걸 느꼈어. 동물의 심정이 되어 생각해 보면, 그런 행동이 나오는 건 엄청난 신뢰심이 있지 않는 이상 할 수 없는 행동인데 그 개는 주인 단 한 사람을 위해 소중한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는 거지. 이런 다양하며 새로운 이야기들이 이 책엔 정말 많이 들어있어.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몰랐는데 말이야. 대부분 역사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이니까. 그러니 난 앞으로 수업 시간에 듣는 역사 이야기나, 지루한 역사책과는 다른 재미와 교훈을 주는 이런 책에 집착할 거 같아. 역사와 가까워진 내가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