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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는 에피소드 음악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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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학급 문고 한 칸에 자리잡고 있다. 평소 음악에 그리 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꽤 다양한 악기들을 배워봤기에 서양 음악사에 대한 책을 한 권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책 초반에 '피타고라스의 망치'라는 주제의 이야기가 있다. 그 내용은 대충 이렇다. 피타고라스가 음의 화음에 대한 원리를 알고 싶어서 굉장히 많은 시간을 고민하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을 하던 피타고라스가 우연히 대장간에서 대장간이의 망치질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는 크기와 무게가 다른 망치들이 서로 다른 높이의 음을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이용하여 피타고라스는 마침내 음고 비율 공식을 완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미스테리는, 현재 과학자들이 그 음고 비율 공식을 조금 더 분석해보고 싶어서 망치 소리를 알아보고자 연구했지만 그 원리를 찾아낼 수 없었다. 나는 피타고라스의 그 발견이 정말 놀라웠다. 기술이 발전할 대로 발전한 현대의 과학자들도 못 분석하고 있는 미스테리를 그 옛날 시대 사람인 피타고라스가 발견해냈다는 것이 나에겐 그저 천재의 발견으로밖에 안 보인다. 음악사, 특히 동양 음악사가 난 지루하고 따분했는데 서양 음악사는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처음 읽을 땐 지루하고 재미도 없을 것만 같았는데, 어려운 내용들을 간략하고 재미있게 풀어내서 읽기 편했던 것 같다. 특히 고대 철학자 피타고라스의 망치 부분은 너무 신기했고 재미있었다. 음악에 대한 지식이 한 켠 한 켠 더 쌓여가는 기분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책 제목이 너무 진부했다는 거..? 이미 읽어본 독자들은 흥미로웠겠지만 아직 읽지 않은 사람들은 제목을 보고 피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음악에 대한 지식이 바닥을 치던 내게 도움이 되었고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Owen-4 (The end)

에바는 내가 가지고 온 아이패드 속의 어려운 잠금을 5분만에 뚝딱 풀어버렸다. 에바의 컴퓨터가 아이패드 내부를 읽어내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 시간 동안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어색함을 견디기 어려웠던 나는 먼저 에바에게 말을 걸었다. "저 컴퓨터가 아이패드를 읽어내고 나서는 어떻게 해?" "내 컴퓨터는 우리 아버지가 물려주신 유산이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최고 성능을 갖춘 기계야. 네가 가져온 아이패드도 지금쯤이면 다 풀었을걸?" 정말이었다. 확인해 보니 아이패드 해독은 약 1분 전에 끝나 있었다. '아이패드의 내용을 읽으려면 암호를 대시오. 제한시간은 4분입니다.' 다 풀렸나 싶던 찰나, 메세지가 하나 더 떴다. 칸은 총 4개였다. 제스퍼의 생일, 집 비밀번호 이외에는 생각나는 숫자가 없었다. 점점 촉박해져 갔다. 거의 30초 정도 남았다. 에바는 옆에서 계속 날 부추기며 어서 풀어 보라고, 이런 건 컴퓨터가 해결하지 못한다고 했다. 머리가 하얘졌다. "네 생일이라도 넣어 보라고! 네가 시작한 일이면서 이제 와서 왜 그러는 거야!! 어떻게든 해봐 어서!!" 내 생일? 5..3..82.. 틱- '암호가 풀렸습니다. 문서를 작성하세요." 됐다. 왜 제스퍼가 암호를 내 생일로 걸어 두었지? 왜? 내 생일을..? 암호를 풀고 나서 이해되지 않는 것들로 인해 머리가 자꾸만 지끈거렸다. 암호를 풀자 소리치며 달려온 에바가 갑자기 조용하다. 뭐지? 그녀는 자신의 컴퓨터를 보며 달달 떨고 있었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컴퓨터를 확인하고,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에바의 집 거실에 누워 있었다. 아까 쓰러진 이후로 10분이 지나 있었다. 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말은 멀쩡하게 했지만 제정신이 아니었다. 제스퍼의 문서 속 내용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내용은 온갖 과학...

[Owen-3]

집으로 돌아와 난 제스퍼를 평소대로 대하려고 연기하는 데 온 기운을 다 쏟았다. 에바가 보여준 책은, 솔직히 딱히 큰 수확이 없었다. 아마, 내가 제스퍼랑 한 집에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 거일 수도 있다. 어쨌든 간에 내 임무는 지금부터 제스퍼가 집을 비울 때마다 그의 수상함을 하나씩 낱낱이 파헤치고, 에바와 만나서 얘기하며 궁금증을 풀어야 한다. 실은 굳이 친하지도 않았던 에바와 만나서 해야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조금 있었다. 그러나 에바의 1급 성능 컴퓨터 없이 나 혼자 한다면 제스퍼에 대한 정보 수색을 할 때 진전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에바에 대한 신뢰감이 완전히 형성된 건 아니지만 그녀의 힘이 꼭 필요하다. 제스퍼와의 저녁 식사가 끝나고, 나는 그가 외출할 틈을 노렸다. 예상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는 쉽사리 나갈 생각을 안 했고, 나 역시 제스퍼의 방을 노렸다. 평소와 달리 자꾸 거실과 방을 드나드는 날 보고 제스퍼는 나에게 한마디했다. "조이, 무슨 문제 있어? 아까부터 자꾸 왔다갔다 거리네." "아니에요. 방이 너무 답답해서." 나는 제스퍼가 혹시라도 낌새를 알아버릴까 봐, 그가 집에 있는 동안은 아무 활동도 안 하기로 했다. 그렇게 그 날은 조용히 지나갔다. 자꾸 거슬리는 거실 쪽의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난 눈이 떠졌다. 뭔가 싶어 밖에 나가 보았는데 제스퍼가 거실에 있었다. 무언가 급하게 배낭에 짐을 싸더니, 잠에서 깬 날 발견하고 오늘 저녁 늦게 들어올 거니 집 비우지 말고 잘 지키라며 돈을 주고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너무 정신없어서 5초 정도 얼빠져 있다가 난 오늘 하루는 편하게 그의 방을 뒤질 기회라는 걸 알아차리고선 몸을 움직였다. 잠에서 덜 깬 듯 몸이 무거워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부터 하고, 바로 제스퍼의 방으로 들어갔다. 여태 그와 살면서 이 방 안에 들어와본 적은 손에 꼽힌다. 그것도 다 어릴 적 이야기지, 내가 좀 자란 이후로는 제스퍼는 ...

[Owen-2]

다음 날, 나는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관찰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매일 아침 화장실에서 나오는 것 외엔 별다른 게 없었다. 나는 제스퍼가 외출한 동안 화장실을 제대로 살펴 보았다.  아무리 봐도 수상함이란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화장실이었다고 생각하며 볼일이나 보고 있는데, 환풍기가 공공장소에서의 것보다 크기가 1.5배 정도 눈에 띄게 커 보였다.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화장실을 가는 내가 이걸 왜 이제야 발견한 걸까. 조심스레 환풍기를 열어 보려는데 어쩐 일인지 뚜껑이 꿈쩍하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아주 작은 잠금장치가 붙어 있었다. 너무 작았기에 이건 힘으로도 뜯어지겠거니 했다. 두 손으로 양쪽 환풍기 뚜껑을 단단히 잡고 당기려는 순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빠른 속도로 화장실에서 빠져 나와 내 방으로 올라갔다. 자꾸 아쉬운 마음에, 밖에서라도 파 보려고 외출 준비를 해 밖으로 나갔다. 나는 내가 아는 아이들 중 가장 특이하고 보통 애들과는 뭔가 다른 친구인 에바를 찾아갔다. 사실, 전혀 안 친하고 서로의 존재밖에 모르는 사이지만 그녀에게 가면 뭔가 수확이 있을 것 같았다. "뭐야, 네가 무슨 일로?" 예상했던 대로 반응은 무뚝뚝했다. "뭘 좀 물어보려고요..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최대한 호랑이의 코털을 건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에바는 혼자 사는 집이라 조금 지저분하다며 거실로 날 안내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제스퍼 얘길 꺼냈다. 사실 나에 대해 모르는 게 이상할 정도로 난 유명하다. 총책임 교수인 제스퍼가 날 데리고 간 5살의 나이부터 난 이미 유명인이 되어 있었다. 에바는 내 생각을 듣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러나 결국 나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는지,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말을 못 해 주겠다고 했다. 나는 계속 에바를 설득했다. 이번에는 뭔가 알아가는 게 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녀는 선뜻 입을 열지 못하였다. 나는 기어...

[I feel pretty]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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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르네'는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사람이었다. 꿈만 같은 회사의 뒷바라지나 하는 구닥다리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르네에게는 소원이 있었다. 그녀는 예뻐지고 싶어했다. 일단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에 르네는 사이클 헬스장을 다녔는데, 그곳 직원의 말을 듣고 열정이 과부화된 나머지 사이클 모서리에 머리를 박고 기절한다. 정신을 차리고 거울을 보니 르네는 소원대로 엄청나게 예뻐져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너무 기뻐 자신의 절친들에게 당장 달려가 자랑을 했는데, 그녀의 친구들은 도통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르네는 착각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르네는 스스로 엄청난 미인으로 변해버렸다는 것 때문에 땅을 치던 자존감이 하늘을 뚫을 정도로 높아졌다. 그래서 세탁소에서 만난 남자가 자신의 미모에 반해 번호를 따려는 수작이라고 착각하기도 하고, 아마추어 누드 모델 콘테스트에 즉석에서 참가해 엄청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모든 건 르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주변 모든 이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녀가 원하던 꿈의 회사에서 카운터직을 급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된다. 회사에서는 카운터직을 모델계의 발판으로 삼거나 1~2달만 일하고 모델 쪽으로 진출하려는 사람 대신 꾸준히 이 직장에서 일할 사람을 원하고 있었다. 그 때 르네는 면접에서 내 목표는 이 회사의 얼굴이 되어 카운터에서 내가 회사를 들어올 때 느꼈던 기분을 손님들에게 주고 싶다고 했다. 회사는 적임자를 찾았다고 생각해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하고, 르네는 뛸 듯이 좋아한다. 자존감 따윈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던 그녀에게 이토록 큰 변화가 생긴 것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루한 사무실을 출근하다가, 근사하고 큰 본사로 올라가 그곳에서 더 큰 활약을 하게 된 르네. 무작정 자신을 믿고 나간 누드모델 콘테스트에서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르네. 세탁소에서 착각에 빠져 번호를 교환한 남자 이든과 연인으로 발전한 르네. 이렇게나 순식간에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