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고 1

영화 [컨택트 : 원제 Arrival]의 원작 소설이라고 해서 구입한 책이다. 처음엔 이 책의 내용이 영화 컨택트의 내용이 담긴 하나의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컨택트의 원작 '네 인생의 이야기'가 담긴 단편소설집이었다.

어쨌든 SF니까 재밌을 거라 생각하고 첫 장을 읽다가 관두고 말았다. 난 나름 호불호가 확실한 편이라 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며칠 뒤 책을 펼쳐 소설 몇 개를 읽었다.

테드 창은 SF 계에서 꽤 두꺼운 마니아층을 가진 작가였다. 그의 소설은 이게 처음이라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여느 SF 와 달리 과학과, 또 인간적인 묘사를 포함한 소설을 쓰는 걸로 보인다.

내가 읽은 단편 중 '지옥은 신의 부재'라는 소설이 꽤 재미있었다. 사람들은 흔히 두려움이나 기대 앞에서 신을 찾기 마냥이다. 아주 잦은 일이고 주위에서 쉬이 볼 수 있다. 물론 나 또한 그런 적이 있었고.
과연 신과 기적, 천국과 지옥은 무슨 관계로 얽혀 있는 것인지 풀어낸다.

책의 재미가 대단치는 않고 알 수 없는 과학 용어들이 넘쳐나지만 기대 이상으로 기발하다. '컨택트'에서 느꼈던 놀라움을 한 번 더 느꼈다. 하나의 시점에서 이런 다양하며 기발하고 흔치 않은 상상력이 나온다는 게 그저 충격적이고, 신기하기만 했다.
나도 저런 상상력을 가지고 있었으면... 이런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그런데 그건 내가 바란다고 샤라라 하고 되는 꿈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적인 소양과 또한 '만약에'라는 질문으로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소설이다.
과학 소설에 관심이 많다면 추천한다. 읽는 데 오래 걸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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