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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동물사전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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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신비한 동물사전]의 후속작이다. 첫 편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어서 다음 편으로는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주제로 한 영화가 개봉했다. 그린델왈드는 덤블도어와 피를 나누기까지 한 절친한 사이었다. 그런데 그들 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덤블도어는 악하게 변해 버린다. 원래라면 덤블도어가 도시를 부수고 혼란하게 만드는 그린델왈드와 맞서야 하지만, 피로 봉인해 버린 룰이 있어서 싸우질 못한다. 그래서 덤블도어는 뉴트 스캐맨더를 시켜 땜빵을 맡긴다. 뉴트는 어쨌거나 그들과 싸우게 될 운명이고, 도움을 받고자 전에 함께 일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렇게 점점 실마리를 푸는가 했는데, 그들은 이미 여러 가지로 지쳐 있었고 그린델왈드의 부름에 홀리듯 끌려갔다. 직구로 말하면, 이 영화는 전 편보다는 확실히 별로였다. 마지막에도 너무 허무하고 황당하게 끝났다. '이게 끝난 거야?' 싶었다. 솔직히 너무 급하게 만들다 보니 이렇게 미완성적인 작품이 나온 것 같았다. 그러나 내 주관적인 입장을 좀 말하자면, 남주들이 잘생겼고 우리나라 배우도 나와서 좋았다. 찾아 보니 이 영화는 논란도 많았다. 그린델왈드 역을 맡은 '조니 뎁'이 가정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캐스팅했기 때문이다. 조니 뎁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이다. 조앤은 조니 뎁의 캐스팅이 만족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논란은 바로 앞서 말했던 우리나라 배우, '수현'에 관한 것이다. 그녀는 내기니라는 배역을 맡았는데, 말레딕투스라는 '저주로 인해 괴물로 변하는 여성'임을 숨기고 살아온 캐릭터라고 한다. 과거부터 조앤이 백인 캐릭터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논란이 생기기도 했고, 내기니에 한국 여성을 캐스팅한 것은 비판을 의식해 나중에 추가한 것 같다는 비판이 다수다. 이러한 정도의 논란거리에 내용도 확고하지 않고 엔딩도 찝찝해서 별로 좋은 평가를 남기고 싶진 않다. 돈이 아까웠던 영화였다.

[샹들리에]를 읽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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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도 이 책으로 독후감을 썼었다. 그 땐 한 챕터밖에 읽지 못했고, 지금은 다 읽은 상태다. 청소년들의 여러 가지 사연들을 그들의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언뜻 주위를 살펴 보면 나와 같은 학생들이 많다. 그들은 겉모습만 평범할 뿐이지, 모두들 특이하고 별난 이야기를 하나 이상 품고 산다. 이 책 속 일곱 가지 사연들 모두 너무 흥미진진하고 흔치 않은 일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도 결코 잔잔한 삶을 살고 있진 않다. 이번에 흥미 있게 읽은 이야기는 [아는 사람]이다. 주현이라는 아이는 서른 초반의 남자 선생에게 그룹 과외를 받는 여학생이다. 여자 넷, 남자 둘. 처음엔 여섯 명이서 시작한 과외는 하나 둘씩 나가고 그 아이와 주현이 둘만 남게 됐다. 주현이는 분명 과외 쌤이 번개 특강을 해 주겠다고 했다는 그 아이의 연락을 받고 쌤이 사는 오피스텔로 갔다. 그런데, 함정이었다. 고백을 빌미로 케이크와 꽃다발, 샴페인 뒤에 콘돔과 박스 테이프를 숨기고선, 홍조 띈 얼굴로 주현이를 맞이했다. 무턱대고 고백해 놓고 싫다며 일어서 나가려고 했을 때 알게 되었다. 아, 잔에 약 탔구나. 주현이는 그 애와 과외 선생님께 성폭행을 당했다. 케이크에 꽃힌 세개의 초들, 앞서 과외를 그만둔 여자애들을 의미했다. 그 때 나갔어야 했다며 주현이는 스스로를 자꾸 자책한다. 마지막 페이지의 글은 이랬다. ' 나는 그렇게밖에 말하지 않았는데, 왜 엄마 목소리가 목이 멘 것처럼 들릴까. 저 짧은 대화에서 엄마는 뭘 알아냈을까. 엄마가 오고 있다. 엄마가 오면 나는, 엄마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112. 나도 내가 별것 아닌 것 안다. 그러나 내 몸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도 안다. 별것인 극소수의 매우 특별한 사람들만 가진 권리가 아니다. 눈에 띄지 않아도 생생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권리다. 인간을 함부로 짓밟은 저 악마들을 봉인해야 한다.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어도 어떤 일에서 먼저 나가떨어지는 일...

[그해 여름 너와 나의 비밀]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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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주인공, 그림 그리는 아이 멜리사. 그리고 세 살짜리 동생 코디과 담배에 의지하며 사는 엄마, 이렇게 세 명. 화목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최악의 가족이었다. 여름 휴가로 캐나다의 한 통나무집을 가기 전까지는.  멜리사는 이번 여름엔 꼭 미술 캠프를 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결국 별난 엄마의 손에 이끌려 호숫가가 있는 잔잔한 동네로 여름 휴가를 가게 된다. 통나무집 주인인 템플턴 선생님은 "이웃 중 호프 가족이 유별나니, 친하게 지내는 건 힘들 거다"라고 충고하셨다. 그러나 멜리사는 앨리스와 친구가 되었다.  앨리스는 아주 특이한 아이였다. 섬 속 다르윈드에서 책 읽고 소설 쓰기를 즐기는 앨리스. 그녀의 소설, 그것만큼은 엄지 두 개를 치켜 들 정도의 글 쓰는 실력. 이 책을 다 읽고도 아주 진한 여운이 남았는데, 아마 '앨리스'라는 불가사의한 캐릭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앨리스가 엉뚱하고 어려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나는 엄청난 매력을 느꼈다. 솔직히 구지 내가 아닌 누구든, 조금 별난 사람들에게 끌리지 않나? 앨리스가 쓰는 그 소설도 아주 특이했다. 마치 구하기 어려운 조미료를 뿌려넣은 느낌이었다. 그 나무 요새의 이름을 '다르윈드'라고 지은 것도, 자신의 집안을 비롯해서 여러 거짓말을 할 때도 앨리스라는 인물에 푹 빠졌다. 딥 다크 초콜릿에 마늘빵을 푹 빠트리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느낌이었다. 무게가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멜리사와 헤어질 때도 그냥 안녕, 한 마디면 충분한 아이였다. 그 장면에서 가슴이 먹먹했다. 그녀의 여름에 멜리사의 비중이 크지 않았던 걸까.  음, 멜리사도 특이한 아이다. 하지만 앨리사만큼은 아니었다. 사실 특이하다기보단, 생각이 깊은 애다. 반복되는 자신의 일상에 지쳐 있었다. 케어가 필요했고, 앨리스에게서 무언의 치유를 받은 멜리사는 결국 앨리스와 함께 피로써 서약까지 한 '절벽에서 떨어지기' 약속을 오로지 스...

나의 이야기

다들 n 년 인생 중 정말 다이나믹했던 일 한두 개씩은 있을 것이다 . 나 또한 14 년 인생 치곤 적지 않은 일들을 겪어온 사람으로서 힘들었던 시기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아 다져진 후의 내 영감을 글로 써 보았다 .   가정 속 동생과 부모님과의 갈등 , 초등학생 때 아주 친했던 친구들에게 수도 없이 당한 배신 , 중학교 입학 후엔 친구들과의 문제나 초등학생 때 안 좋게 사이가 멀어진 친구가 험담을 해서 적지 않은 아이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로 낙인 되어버린 것까지 . 이 정도면 내가 진짜 문제가 있대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   물론 나도 분명 어딘가 문제가 있고 고쳐야 함이 분명하다 . 어떤 입장에선 “ 진짜 힘들었겠다 .” 라고 한다 . 또 어떤 사람들은 “ 나에 비하면 약과야 , 네가 겪은 일들은 .” 이라고 한다 . ( 두 경우 모두 매우 극소수의 사람들이며 , 보통 나를 저격하고 틈만 나면 괴롭히려고 하는 게 대부분이다 .) 그 당시에는 “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하지 ?”, “ 왜 하필 나만 이렇게 살아 ?” 라며 혼자 괴로워했던 기억이 난다 .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별일도 아닌 것 같다 . 제일 힘들었던 기억들도 , 다 ‘ 경험 ’ 으로 받아들이거나 그냥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일들로만 추억되고 있다 . 어쩌면 내겐 나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특혜가 주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 이런 일들을 거쳐오고 단단해지면서 살다 보니 , 앞으로 일어날 더 다이나믹한 일들이 별로 두렵지 않게 되었다 .   정신적으로 스스로 담담해지고 어른스러워졌다고 느꼈을 때 , 비로소 주위의 중요하고 소중한 게 보이기 시작한다 . 내가 고쳐야 할 점들도 눈에 띄기 시작하고 , 고칠 동기가 확실해졌다 . 걔네보단 후회 없을 십 대를 살자 . 나중에 다시금 떠올렸을 때 미련이 안 남도록 , 뿌듯할 일들만 남도록 그렇게 지금을 보내자 .   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