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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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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정치를 하던 분이셨다. 정치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이었던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의 큰 챕터들의 이름은 이러했다. 프롤로그. 나답게 살기 1장. 어떻게 살 것인가 2장. 어떻게 죽을 것인가 3장.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4장.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 에필로그. 현명하게 지구를 떠나는 방법 나는 이 책을 청량리 교보문고에서 처음 접했다. 앞 부분만 조금 읽고, 차례만 훑어봤지만 뭔가 방황하는 나에게 한 가지의 삶에 예시가 되어줄 거 같아서 며칠 후 구입해 읽어보았다. 처음 다 읽고 난 후, 머리가 멍했다. 점점 내용이 머리에 스며들면서 난 '아, 삶이란 게 정말 어렵구나. 근데 난 이걸 읽으면서도 성장했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 배우고 있구나, 공부하는 중이구나' 라고 생각한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제 3장,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대단원 안의 소단원 중에서 '재능 없는 열정의 비극' 이라는 제목이 내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재능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니면 정말 미치도록 열심히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즐기는 방법이라고 해야 할까? 내용 중 전 피겨 국가대표였던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이야기가 있었다. 대충 내용은 이랬다. 둘은 오래 전부터 서로 경쟁해왔는데, 2010년 밴쿠버에서 트리플 악셀을 멋지게 돈 유일한 선수, 아사다 마오. 무려 그녀를 역사상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따낸 우리 나라의 김연아 선수. 작자는 질문을 하나 던졌다. 김연아가 마오보다 더 훌륭한 선수인가? 나는 그 둘이 똑같이 휼륭하지만 서로 다른 선수라고 본다. - 책 내용 중 멋진 생각으로 보였다. 김연아와 마오의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치열하게 경쟁 중일 사람들은, 둘 다 열정적인 노력파이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길을 밟고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감명 깊었던 부분은 많지만, 비밀로 하겠다....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읽고

(표지를 찾을 수 없어 사진첨부는 생략함) 주인공인 고등학교 1학년 아리는 아주 어렸을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정민이와 함께 태권도를 배우는 중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냥 친구같던 정민이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는 아리는, 같은 학년에 날씬하고 예쁘장한 승희가 라이벌이라는 걸 알고 있다. 승희는 정민이가 잘해주는 아리를 경계하고, 경고까지 남기고 간다. 아리는 정민이의 손에 선 핏줄, 넓어진 어깨, 굴뚝만한 키. 그리고 엄청나게 늘어난 태권도 실력. 모든 게 어색했다. 자신이 정민이를 남자로 보고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다. 그래서 아리는, 시간을 파는 상점. 바로 '메멘토이'라는 가게에서 정민이가 자신에게 잘해준 기억을 모두 팔아 버린다. 내가 읽은 건 여기까지다. 필독 도서 겸 학급문고에 올라온 만큼 우리 나이대의 얘기가 많이 물든 책이었다. 오랜만에 로맨스 물이라서 재미있게 봤다. 앞으로도 학급문고에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있으려나 서점]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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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기간이라 좀 바빴던 한 주였다. 그래서 예전에 읽었던 책을 써보았다. 이 책은 몇 주 전에 친구와 교보문고에 가서 읽은 책인데, 사실 북적북적한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난 술술 읽히고 빨리 볼 수 있는 간단하고 귀여운 에세이를 사 보았다. 황홀한 재즈 BGM을 들으며 이 책을 읽으면 스쳐가는 사람들은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책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먼저 이 책은 서점을 바탕으로 표지에 그려져 있듯 빡빡이 아저씨가 운영하는 책방 이야기다. 그림부터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서 눈에 쏙쏙 잘 들어왔다. 이게 첫번째 장점이었다. 계속 읽다 보면 뭔가, 세상엔 정말 이상하고 다양한 책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사실 그 사실이 내게 별로 큰 영감을 주진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재미있는 소설책이나 비슷한 맥락의 에세이만 찾아 읽기 바쁘다. 물론 나쁘다는 건 아니고. 좀 더 다양한 분야를 찾아 볼 필요가 있다. 책이 세계관을 넓혀 준다는 게 정말, 매우 맞는 말은 맞으나 책에서 몇 분야에 갇히는 것도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책에서는 '둘이서 읽는 책'이나, '달빛 아래에서만 볼 수 있는 책'등을 파는 주인공 아저씨의 모습이 나와 있다. 정말 정말 귀엽다. 책방에서만 파는 희귀한 책들을 사러 온 손님에게 책 안의 내용을 짤막히 보여주는데, 그 내용이 정말 매력적이고 소장 욕구가 넘치게 만들어서 읽는 내내 '정말 이런 책이 있었으면 다 사버렸을 텐데.'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만약 내가 돈이 남아돈다면 이런 책을 직접 앞표지부터 뒷표지까지 그림, 글 처음부터 다 써서 출판했을 거다. 약간 상상력을 유발시키는 책이라서 '책이 잘 안 읽히는 날'에 머리를 깨끗하게 해주기 위해서, 차 한 모금 홀짝하며 읽기 좋은 책이었다. 그림체가 매우 귀여우니 강력 추천한다.

[아빠는 몰라두 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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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은 7살 여자아이 '이구나'를 바탕으로 그의 가족들과 함께한 이야기를 전적으로 깔아 놓았다. 구나의 엄마 이야기도 나오고, 구나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 책에서는 모든 내용이 '일기'로 표현된다. 난 엄마의 사랑 이야기가 뭔가 매우 흥미진진했다. 뭔가 현실적이지 않은 로맨틱한 내용이면서도, 연애의 갈등을 겪는 보편적인 한국 커플의 모습도 잘 담아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지적할 점도 있었다. 바로 그림. 처음부터 뭔가 너무 성숙해 보이는 그림체. 전혀 7살 여자아이 같지 않은 그림체로 몇십 장이 지속되는 걸 보다 보니... '왜 그림체가 계속 똑같지? 그리고 얘 7살이라기엔 신체적 발육이 너무 빠르고, 대사도 나이에 맞지 않네.'라는 생각이 정말 읽는 내내 들었다. 심지어 표정 같은 것도 너무 다양해서 십대 청소년 느낌이 물씬 들었고 어색했다. 그림체가 예쁘던 조금 안 예쁘던 간에, 캐릭터를 묘사하는 데에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부족했던 것 같아 아쉬웠다. 좀 많이 감동적인 글귀가 많아서 마지막 부분에서는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던 거 같다. 또 부모님에게 조금 더 효도하고픈 마음이 생겼다.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진 않지만, 구나가 겪은 일생 스토리로 인해 '나도 언젠간 겪을 일이니 미리 잘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가슴 깊숙히 박혀 있기 때문에, 부모님과 마찰이 생길 경우 좋은 쪽으로 발동할 것 같다. 어쨌든 총평 및 감상평을 하자면, 가족을 소재로 한 감동 스토리로서는 잘 읽었다. 위에서 지적했던 부분 때문에 읽을 때 불편했던 점 이외에는 괜찮았다. 빨리 재미있게 읽혀 좋았던 책이었다.

[거짓말 학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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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거짓말을 가르치는 학교. 하지만 뭔가 수상한 음모가 꾸며지는 거 같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을 전국에서 몇십 명만 뽑아 입학시킨다. 그리고 이곳에서 거짓말을 가르치는 건 아이들과 선생님들 빼고는 비밀. 국가 비밀에 한한다. 스토리가 처음부터 미스터리하고 뭔가 꺼름칙한 분위기여서 되게 빨리 읽혔다. 좀 아쉬웠던 건, 주인공인 몇명의 아이들이 해낸 추리가 너무 적었고, 생각보다 별로 흥미진진하지 않았다는 거다. 아이들 사이의 관계가 더 부각되었으며 책의 요지나 교장의 음모를 더 인지시키진 못한 거 같다. 그래서 전체적인 평으로는 좀 아쉬웠다. 미스터리 소설을 오랫만에 읽는 거라 표지나 뒷표지의 간략 설명 등을 보며 되게 기대를 했었는데 그 기대에는 살짝 못 미쳤던 거 같다. 그래도 1인칭 시점을 쓰는 방법이나 어법 등에서는 배울 점이 있어서 좋았다. 조금은 공부가 되었고, 이런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주 조금은 감을 잡도록 도움을 준 책이었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