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번지 유령 저택]을 읽고

43번지 유령 저택은 등장인물들이 서로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아서 만들어졌다.으슥한 공동묘지 길 43번지 유령 저택에 사는 드리미, 부루퉁, 그리고 올드미스! 이 세 명이 조금은 멋진 이 저택에서 함께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무슨 미국 사람 이름이 이래?'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거다.
왜냐하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옮기신 노은정 옮긴이 아줌마께선 그냥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면 이름에 담긴 뜻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고민 끝에 등장인물들과 장소, 가게의 이름을 합쳐 어울리는 이름을 지으셨다고 한다.

또 편지의 형식이 우리와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서양에서는 격식을 갖춰 편지를 쓸 때 맨 위에 보내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를 쓰고, 그 아래에 편지 쓴 날짜와 받는 사람의 주소를 적는다. 그런데 우리 식에 맞춘다고 그런 주소들을 빼 버리면 그 속에 담긴 잔재미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 부분은 원서형식 그대로를 따르기로 했다고 한다.

유령 저택의 첫 장을 넘겼을 땐 왠지 재미가 없었다. 계속 글 형식의 책들만 읽다 보니 편지 형식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새롭지만 흥미는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을 수록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지고, 유령인 올드미스와 부루퉁이 편지로 대화하는 내용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읽고, 또 읽다 보니 벌써 집엔 43번지 유령 저택이 3권이나 쌓였다. 그 이후로 출간된 시리즈는 보지도 사지도 못했지만...

처음에 올드미스가 부루퉁을, 부루퉁이 올드미스를 대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엉뚱하고 유치해 이 둘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될 지 예상을 하나도 하지 못했는데 맙소사! 로맨스라니...
전혀 맺어질 것 같지 않았던 저 둘이 연인 사이가 되었기에 매우 충격적이고 반전이었다.
하지만 전혀 나쁜 반전이 아니었다. 시크한 올드미스와 조금 화난 인상의 부루퉁이 만나면 매우 환상적인 로맨스 드라마가 탄생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매우 결정적으로 드리미! 드리미는 그림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이 책의 뒷부분에 있는, 올드미스에게 떠나지 말라며 그린 그림에 드리미가 너무너무 귀엽다고 느껴졌다. 정말이지 드리미같은 동생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드리미의 고양이 섀도도 깜찍하게 표현한 귀여운 그림을 선물해 줄 수 있는 남동생.

43번지 유령 저택은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드리미와 올드미스, 그리고 어린이 책 작가 부루퉁이 만들어 가는 달콤 살벌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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