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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는 내가 구독하는 여행 유튜버의 첫 작품이다. 그녀는 안정적인 전문직을 포기하고 원하는 길을 택한 멋진 사람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영상의 질이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니고, 영상 제작 측면에서는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올라오는 순간 바로 클릭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사람들이 단순히 예쁜 풍경 때문에 가는 인기 여행지인 뉴욕, 도쿄, 프라하 등과 같은 곳보다 그녀는 인도, 이집트 피라미드, 에티오피아, 사하라 사막, 우유니 사막과 같은 어드벤처한 여행지를 주로 간다. 때문에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여행지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녀가 여행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랜선 여행이 이런 거구나' 생각했다. 나도 아빠 덕분에 나이에 비하면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다. 어쩌면 한창 여행을 즐길 20대들보다 더 많은 나라를 여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주로 유명한 여행지를 다녔다. 난 겁이 많아서 인도나 에티오피아 같은 위험한 곳은 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위험이란 타이틀에는 언제나 호기심도 따라오는 법이다. 그녀가 정말 멋져 보였다. 보통의 사람들이 원하는 안정적인 전문직이라는 엄청난 꿈을 내려놓고 원하는 일을 좇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한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용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받아들여진다. 어릴 때만 해도 우리는 학교에서 물질적인 사람이 되지 말자, 본인이 진정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 라는 말을 끊임없이 들어왔고 그게 곧 가치관이 되었다. 그러나 20대 언니 오빠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는 얘기가 "취업 잘 되고 돈 많이 버는 직장 가지는 게 최고" 이다. 돈과 행복 두 마리 토끼는 커녕 한 마리도 쉽게 못 잡는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고단한 직장에서 벗어나 이 사람처럼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게 가능하다. 그들은 단지 자기의 부와 재산의 여유를 원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어떤 친구가 나에게 "난 돈...

우물 안 개구리

며칠 전 엄마와 크게 다퉜다. 아주 사소한 걸로 시작해서. 사실 잘못한 쪽은 나였는데 너무 화난 나머지 필터링 없이 머릿속에 있는 말들을 그대로 내뱉었고, 엄마에게 상처를 줬다. 이왕 일이 커진 거, 집에서 자기가 싫었고 더 말썽을 피우고 싶었다. 그래서 내 발이 향한 곳은 할머니 집이었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언니가 엄마랑 이미 연락을 한 후였고, 난 엄마에게서 받을 온갖 욕을 언니에게 받았다. 할 말은 없었지만 엄마가 이 일을 다 말했다는 게 황당하기만 했다. 그런데 그 때 느꼈다. '아, 내가 부끄러운 행동을 했구나. 이런 일을 언니가 알게 된 것이 수치스럽다는 건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해서이지.' 난 내가 철이 빨리 든 줄 알았다. 남들보다는 성숙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난 그저 우물 안 개구리였다. 우물 속에서 푸른 하늘을 쳐다보는 것밖에 못하는 개구리는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지 못한다. 엄마가 내게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라고 했다. 정말, 새삼 내 지난 행동들이 너무 부끄러웠다. 어떤 이상한 착각에 빠져서는 스스로가 철들었다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부모님께 하는 행동이 고작 그 정도였다니... 그날 밤, 언니의 반 강제적인 명령으로 언니 노트북에 마음을 정리하는 글을 썼다. 사건의 발단부터 뉘우침, 그리고 다짐까지. 사실 전에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내게 다짐하라고 했을 때, 다짐한 건 내가 아니라 내 입이었다. 앞에선 정말 그럴듯하게 대답하고, 정말 그럴 것처럼 행동하면서 실제로 등을 돌리는 순간부터 난 내가 한 다짐을 잊었다. 그러다 보니 내게 실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당장 제일 가까운 내 동생이 내게 늘상 하는 말이 "누나는 어차피 이렇게 말해도 안 바뀔 거잖아."라니. 정말,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지하철 1호선에 유독 많다던 이상한 사람들.. 그런 얘길 들으면 '참 세상에 정상적인 사람은 몇 안되는 거 같다.' 라고 속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