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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행기

2018년 12월 19일부터 나의 호주 여행이 시작됐다. 난 학교가 끝난 뒤에 아빠와 동생이랑 공항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공항에서 짐을 맡긴 뒤 대기하다가 비행기를 타고 2시간 거리의 상하이로 갔다.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경유하는 동안 4시간 동안 쿨쿨 자며 기다린 뒤에, 10시간 걸려서 호주 멜버른 공항으로 갔다. 멜버른에 도착해서 바로 우버를 불러 우린 벨 모텔로 이동했다. 숙소는 나쁘지 않았으나 조식의 종류가 너무 적어 불편했다.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호져 레인이라는 벽 그림이 잔뜩 그려진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사진을 여러 장 찍고, 킬다 해변에 가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멜버른 동물원에 갔다. 생각보다 엄청 크고 동물들을 자유롭게 풀어놔 주어서 보기에도 편했고 여유롭게 놀 수 있었다. 호주의 마스코트, 코알라와 캥거루도 봤다. 코알라는 한 마리밖에 없어서, 캥거루는 몽땅 쓰러져 자고 있어서 잘 보지도 못했다 ㅠㅠ.. 그리고 퀸 빅토리아 마켓을 가서 점심을 먹은 뒤 멜버른 공항으로 돌아가 시드니로 이동했다. 시드니 공항에 내린 우리는 우버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휴엔덴부티크 호텔이었는데, 준비중 문제가 생겨 11시 40분경에 방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힘든 하루였다. 시드니에서 첫째 날이자 여행 셋째 날. 이날의 시작은 시드니의 랜드마크인 오페라 하우스의 단면을 구경하러 간 것이었다. 오페라 하우스는 그림보다 훨씬 웅장했고 하얀색 건물이라 가까히 가서 보면 더러울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깨끗하고 예뻤다. 그 다음 다리가 슬슬 저린 상태로 하이드 파크로 갔다. 그곳에서 우리나라에선 흔치 않은 야생 동물을 봤다. (아, 야생 동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호주는 새들이나 동물들 모두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 그래서 가까히 가도 도망치지 않아 곤란했다.) 어떤 사람들이 과일을 조그맣게 나누어 그 귀여운 동물에게 나눠주었다. 덕분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고, 우린 힘든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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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은 많이 없을 거다. 한 사람의 췌장을 먹으면, 먹은 사람의 몸에 그 사람의 영혼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아마 이 영화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거다. 여자 주인공이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 시가는 사쿠라의 클래스 메이트인데, 우연히 사쿠라의 '공병 일기'를 보게 된다. 사쿠라의 병을 알아버린 가족 예외의 유일한 사람, 시가. 그는 어쩌다 보니 사쿠라의 절친이 되어 버린다. 그녀는 남은 시간 동안을 시가와 함께 보내고 싶다고 하고, 시가는 별다른 고민 없이 부탁을 승낙한다. 그들은 같이 여행도 다니고, 거의 매일을 함께 보내며 '친한 클래스 메이트 사이'가 된다. 그러나 사쿠라의 병이 점점 악화되어, 결국 그들의 마지막 데이트 날 당일이 되었다. 둘은 자주 가던 카페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러나 시가는 기다리고 기다려도 사쿠라가 오지 않고, 연락을 받지 못했다. 늦은 저녁 집에 가던 중 전광판에서 나오는 뉴스로 사쿠라의 죽음을 듣게 된다.  사쿠라는 췌장암으로 죽은 게 아니다. 묻지마 살인사건의 첫번째 피해자였다. 카페로 가던 길에 칼을 맞아 죽은 것이었다. 이 영화는 시가 중심으로 이루어진 체계라서 사쿠라의 머릿속이 어떤지는 모두 알 수 없다.  그녀가 왜 다짜고짜 친하지도 않은, 그저 클래스 메이트일 뿐인 시가에게 함께 시간을 보내 달라고 했는지 궁금하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이었지.  실제로 반에서 저렇게 착하고 순수한 남학생을 찾기는 백사장에서 반지 찾기보다 어렵다. 그래서 순수한 사랑을 하는 그들이 우리 관객들에겐 와닿지 못한 게 당연할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사쿠라는 세상을 떠났고, 시가에게 떠난 사람의 사랑의 기억은 항상 우리 안에 남아서 세상을 살아가는 용기가 되어준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우리는 더 사랑하고 열심히 헤쳐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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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난 소설가다. 그녀는 미국의 예일 대학교에서 아프리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의 원본이 된 TED 강연은 유튜브에서 25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여 화제를 모았고, 팝스타 비욘세의 노래에 피처링되기도 했다. 스웨덴에서는 이 책을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 2학년에게 나눠주어 성평등 교육의 교재로 삼고 있다. 이쯤에서 작가 소개는 마치도록 하겠다. 왜 이렇게 작가 소개를 열심히 했나 궁금할 수도 있겠다. 내가 아디치에의 소설을 뗸 건 이 책이 처음인데, 한 권 만으로도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야기를 쓰면서 자신을 담아내는 작가는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소설 [아메리카나],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등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난 물론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내 글로써 이 작가에게 관심이 갔다면 저 두 권을 꼭 읽어봤으면 한다. (난 읽어볼 예정이다.) 이 책은 물론 페미니즘을 다룬 이야기이다. 페미니즘 얘기도 뺄 수가 없기 때문에 해보겠다. 책 내용은 페미니즘 공부 교재로써 쓰기엔 조금 애매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는 저자의 어렸을 시절 주변에서 관찰된 남성우월주의의 현장을 다뤘기 때문이다. 공부용으로는 관련 책이면 뭐든 읽어내는게 좋기야 하겠으나, 그녀의 자국은 나이지리아고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사실 와닿진 않았다. (*이 책을 우리나라용으로 읽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82년생 김지영'을 추천한다.) 그래도 세계적으로 봤을 땐 정말 이 문제는 다잡기는 정말 오래 걸리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나씩 하나씩 공부해나가면서 내가 가진 지식과 정보로 '테드 강연'의 반의 반의 반의 반이라도 닮은 멋진 강연을 하는 게 내 목표다. 한 사상을 공부해나가는 중인 난 아직 그게 옳은지 틀렸는지를 확신하지 못한다. 아마 많은 십대 페미니스트들은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