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18의 게시물 표시

[샹들리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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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는, 일곱 개로 구성된 각기 다른 청소년의 일인칭 시점 사연을 담은 소설이다. 챕터마다 이야기의 주연인 아이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듯하면서도, 친구나 가족 등의 조연들도 다양하게 등장시켜 읽을 때 더욱 재미있을 만한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여러 가지 이야기 중, 가장 마음에 와닿던 부분은 어떤 여학생과 부모님 간의 갈등이었다. 소재 자체도 내겐 공감대를 형성했다. 평소 나 또한 부모님과의 갈등이 잦았기 때문에, 읽으면서 자연스레 깊은 몰입이 되었다. 둘의 대화는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아마 모녀의 대화를 독자들이 더 잘 이해하고, 학생의 고충과 부모의 고충을 두 명 모두의 입장에서 읽었으면 하는 작가의 마음이었던 거 같다. 정말, 말 그대로 리얼하게. 진솔한 대화로 적혀 있었으며 매우 공감되어서 좋았고 엄마가 아닌 학생의 신분으로 사는 중인 나에겐 딸의 입장에서 훨씬 몰입해서 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학생의 시점이지 않은가. 또 다른 조연으로는 아빠가 등장하는데, 두 명 가운데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딸은 아빠가 엄마 입장에서 수긍하고, 자신을 설득시키고자 할 때 크게 상처받은 모양이었다. 가족이란 구성원으로서 서로에게 치이고 치이는 관계로만 작용한다면 각자 별로 좋은 영향이 가진 않을 것이다. 개개인의 입장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신경써 생각해 본다면 이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엄마'와 '딸'. 두 인물은 어째서인지 서로 뭔가 안 맞는다. 어느 집에서든 청소년 딸을 둔 가정에서 모녀는 불화가 생기는 집이 더 많을 것이다. 청소년, 굉장히 모순적이지만 어쩌면 모두가 닮았고 겪어 본 일부분인 그 시기를 우리는 거쳐온다. 지금도 슬프고 즐겁고 외롭기도 하지만 웃는 나날을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감동적이며 폭넓은 공감을 불러오는 이야기였다.

[연애의 행방]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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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의 취미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취미인 스노보드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겔렌데 마법'. 일본에서 믿는 법칙으로, 설원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사랑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8인의 남녀가 주인공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각자 개인 사정으로 스키장을 찾은 이들은 여러 가지 일들을 겪게 된다. 마치 꼬인 실처럼, 8명 모두가 어떠한 관계를 거친 사이고 정말 소설같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만남. 우연이라기엔 너무 신기한 만남을 이 책에선 계속해서 담고 있다. 난 모든 이들의 이야기들을 보진 않았다. 한 두 개 정도의 에피소드만 보았는데, 내 기억에서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해보겠다. 결혼을 앞둔 미유기와 고타. 고타는 만남에 지쳐 있었다. 결혼을 미유키처럼 두근대며 기다리는 것도 아니었고, 아이가 가지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결국 점점 지쳐가 바람을 피워 버린 고타는, '결혼 전 마지막 불장난'이라며 자기합리화를 시켜 본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고타는, 눈 덮힌 산 위로 올라가는 걸 도와주는 8인승 정도의 곤돌라에서 미유키와 친구들을 보고 만다. 미유키가 고타 얘기를 계속한다. 친구들은 질문하고 궁금해하며 결혼과 지금 생활 얘기를 끊이지 않고 이어나간다. 앞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듣던 고타는, 미유키가 이미 앞에 앉은 남자가 자신이라는 걸 눈치챘으며 사과를 유도중이거나 아니면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예측한다. 저 때 사과를 했어야 했다. 아니, 애초에 바람 따윌 피지 않았으면 가장 좋았겠지. 그러나 난 저 상황에서 보편적인 남자는 바람을 안 피우면 매우 힘들어보였을 거라고 감히 추측해본다. 그렇다고 고타를 이해한다는 건 아니다. 자신이 미유키와의 관계에 지쳐 있다는 걸 인지했다면 오래 만났건 짧게 만났건, 결혼을 앞두고 있던... 양가가 친분이 있던 과감히 헤어지거나 아니면 해결방안을 찾아봤어야 했었다. 미유키가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한거라면 좀 이야기의 흐름에 안 ...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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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탄탈 산업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콩고에 있는 '카후지 - 비에가 국립공원'에 탄탈이 쏠려 있다는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콩고로 몰려들었다. 때문에 국립공원은 크게 훼손되었고, 그 안에 있는 고릴라 서식지 또한 파괴되었다. 사람들이 몰려온 이유는, 그들이 찾던 탄탈이 핸드폰의 주요 부품 원료로 쓰이면서 값이 20배나 뛰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핸드폰의 탄탈을 구하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에서 보기 정말 희귀한 고릴라가 멸종 위기종에 오르기까지 했다. 이 책의 작자는, 지구환경보호를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 내용 중엔 환경 보호를 할 수 있는 여러가지의 방안들이 적혀 있다. 책 소개를 보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데, 솔직히 이 책은 파가 좀 많이 갈릴 거 같은 이야기다. 난 반반이었지만 호인 사람들은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일 것이다. 솔직히 난 공부 차원에서 읽은 책이지만, (학교 사회 시간) 어쨌건 지구온난화나 환경보호, 멸종위기종 보호 등 여러 가지로 위기 상황을 나타내고 대처 또한 적혀 있으니 학급 필독으로 올라갔대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는 재미가 없었지만, 도움은 되었다. 아무리 지루한 책이어도 분명 도움이 되는 책이니 한 번 읽어보며 우리가 해야 할 일들, 지금 당장 1초가 급한 문제점을 알아가 보는 걸 추천한다.

[아몬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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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주인공, 선윤재. '아몬드'라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한다. 윤재가 열여섯 살이었던 해에, 가족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홀로 남은 윤재 곁에 '곤이'라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가 나타난다. 곤이는 처음에는 윤재에게 화를 내지만 담담한 반응에 오히려 쩔쩔맨다. 둘은 서로를 궁금해하고, 알 수 없는 우정을 쌓아간다. 책 중엔 윤재가 어렸을 때 집단폭행으로 죽은 소년을 본 내용이 있다. 대처법을 몰랐던 어린 윤재는 근처 문방구의 주인 아저씨에게 '저기 골목에서 누가 맞아 죽고 있다'고 말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던 아저씨, 그 아저씨가 바로 죽은 소년의 아버지였다. 그는 윤재에게 "네가 조금만 더 진지하게 말했더라면....!"이라며 화를 내었다. 의도적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위급함을 알리지 못한 윤재가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일까? 내가 아저씨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았으며, 책이 오로지 윤재의 일인칭 시점이기 때문에 아저씨가 과도하게 반응한다고 생각이 된다. 둘 다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아버지의 입장에선 살릴 수 있었던 아들을 황당하게 잃었으며, 윤재는 이미지가 '괴물'로 더욱 강하게 인식되는 사건이었다. 윤재가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성적으로 생각해본다고 해도 아저씨가 좀 예민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아이 입장에서는 윤재가 굉장히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신체적인 조건을 탓할 수도 없는 윤재가 정말 불쌍했다, 아이와 아저씨 또한. 이 책 중에서도 꼽자면 거의 처음 부분의 이 내용이 좀 인상적이었다. 교훈을 하나 얻었다. 주위에서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보고,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두 소년의 이야기로도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