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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간의 리셋]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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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페이지라는 소녀가 열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는데, 죽기 전 영혼이 잠시 머무는 공간에서 만난 아이의 말을 듣고 죽기 전 했던 후회되는 일을 생각한다. 그 아이는 페이지에게 7일이라는 다시 살아볼 시간을 주고, 페이지는 새로운 7일로 자신을 바꿔나가는 스토리다. 내게 7일이란 시간이 주어지면 어떨까? 페이지처럼 막상 죽음의 문턱까지 갈 뻔 했다면 나에겐 일주일도 너무 짧게 느껴질 것 같다. 지금 당장도 바꾸고 싶은 건 많으니까. 페이지는 전과는 다른 선택으로 인해 또 다른 결과를 이끌어오는 경험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미처 몰랐던 소중함, 놓치고 있던 것들을 보게 된다. 페이지의 살아 생전 태도와 7일이 주어진 뒤의 태도가 극변하자 내가 저럴 수 있을지 상상해 봤다. 사실 페이지는 죽을 뻔했기 때문에 주어진 7일이 정말 소중했을 것 같다. 나도 하루 하루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요새 코로나 때문에 너무 늘어지게 되고, 매일 매일을 후회하는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사람이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려면 어느 정도 필요한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 뭘 하며 보내야 하는지 알아야 하고, 그걸 실행에 옮길 끈기력과 열정이 있어야 하며, 무조건 퀘스트를 올 클리어하지 못하더라도 뿌듯함 정도의 만족은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내가 말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이 내 마지막 하루라고 생각하면 정말 이렇게 오늘을 마무리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몸과 정신이 따로 논다. 페이지의 행동이 뭔가 멈출 생각을 안 하고 퍼질러져 있던 내 생활습관에 영향을 준 것 같다. 어제부터 다시 일상생활 루틴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렇게 책 속의 인물로 인해 내 실제 생활이 바뀐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작가에게 고마워하기보단 페이지에게 고맙다고 해야겠지? 나처럼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정신 못 차리고 놀고만 있는 십대 학생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기회로 여기고 평소에 못해 본 다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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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제목이 사람을 끌어드리는 것, 이게 에세이의 대표적 장점 중 하나다. 보통 에세이라 하면 막연하고 흔한 얘기들이 생각난다. 뭐, 아닌 사람도 많겠지만 난 에세이라 하면 다 똑같은 얘기에 표지만 다른 책이라는 생각이 박혀 있기 때문일 테다. 그런데 이 책은 별로 그런 느낌이 없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삶을 자연스럽게 연상시켰다. 갖가지 제목들 중 눈에 띄었던 이름, '인생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을 것.' 짦은 내용이라 흘려 보다 정신이 똑바로 들었다. 누구나 공감할 법한 얘기. 하지만 누구에게도 들어보지 못한 얘기. 에세이를 거의 기피하다시피 하는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난 정말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이 작가가 누군진 몰라도 밥줄을 위해 써내려간 책, 10만 명이 봐도 9만명은 위로받을 책을 읽으면서 코끝이 찡해진 게 참 서글퍼졌다.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인생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지만 난 주위를 과다 인식하는 사람 중 하나다. 지나치게 한 사람 한 사람과의 관계에 신경쓰고, 상처받고를 반복하며 살았다. 안 좋은 성격임을 알고 있음에도 바보처럼 사소한 한마디에 하루를 꼬박 샌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내 모습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나름 빵꾸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약점이 너무 많은 나였다. 그런 나에게 통쾌하게 한 마디 날려주는 글을 읽을 때마다 속이 시원해졌다. 그 외의 어른들을 위한 글들도 인상깊었다. 밥벌이 때문에 '을'이 되어 버린 사회초년생 20대들. 어릴 때는 불의를 못 참는 정의로운 사람이 될 줄 알았던 그들도 결국 스스로가 먼저인 평범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것에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 사회와 타인이 바라는 모습에서 벗어나야 된다는 말. 그 프레임이 사람을 너무 옥죄고 있진 않았나? 무엇이 정의인지 불의인지를 떠나서 자신의 삶에 자유로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