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20의 게시물 표시

[울 엄마의 마지막 선물]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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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이는 엄마에게 열한 살 생일 선물로 핸드폰을 받았다. 그 핸드폰은 암과 싸우다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가람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담긴 물건이었다. 비록 오래된 고물 핸드폰일지라도 그 속에 담긴 엄마의 모습을 보며 가람은 슬픔을 극복한다. 어린 나이에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는 존재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작은 소년에게 너무 가혹했다. 실제로 내 주위에는 부모님 중 한 분을 잃은 사람이 드물다. 어쩌면 그들이 숨기는 걸지도 모르지만. 저런 고통을 일찍이 경험한 아이들은 바로 그 당시 느꼈던 슬픔을 다 털어낼 즈음에는 많이 성장하게 된다. 그래서 주위의 몇몇 어른스러운 친구들을 보면 자연스레 '어떤 경험을 했길래 이 친구가 이렇게 성숙한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추락하는 친구도 한 명 있었다. 처음 딱 그 애를 봤을 때 든 생각은.. 왜 저러지? 였다. 스스로를 어른스럽다는 타이틀에 맞추기 위해 애쓰려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그건 걔에겐 일종의 자기 방어였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인생 중 가장 컸던 사건'에 대한 학교 글쓰기 행사 때문에 우연히 그 애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었는데, 걔가 왜 그렇게 까탈스럽고 세상 만사 다 안다는 식으로 행동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래도, 솔직히 '공감되었다' 라고 하면 거짓말이다. 어쨌든 그 글만으로 걔의 정서에 이입하긴 힘들었고 직접 듣거나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100% 이해하기는 어려운 게 당연하니까. 내 16년 인생에도 참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는데 어쩔 때 울면서 주위에 내 일에 대해 말해도, (물론 난 그 상대방이 내 이야기에 공감해주길 바라며 말을 꺼냈음) 대부분 시시껄렁한 반응이었다. 어떨 땐 정말 듣는 둥 마는 둥 고개만 끄덕이며 격렬하게 지루하다는 표현을 하는 친구도 있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럿에게 그런 반응을 보게 되었을 때 깨달은 것이 있다. 어떤 슬픈, 기쁜, 무서운, 놀라운 ...

[어린 왕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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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는 이름은 유년기부터 귀 아프게 들어온 필독 도서였지만 이제서야 제대로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임에도 많은 사람들은 자세한 내용은 모를 것이다. 가장 알려져 있는 이미지는 아마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일 것이다. 앞서 말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보겠다. 어린왕자가 그린 보아뱀을 본 어른들은 하나같이 저건 '모자'잖아. 라고 입을 모았다. 어린왕자는 매번 보아뱀이라고 설명해 줘야 했다. 앞부분에 나온 이 보아뱀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어쩌면 '어린왕자'에 대한 전체적인 요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른들과 순수한 아이들의 눈이 극명하게 대조되는 부분을 메인으로 다루는 이 책은, 어린이 권장도서를 넘어서 어른들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이 되어야 할 수도 있다. 뒷부분에는 어린왕자가 주인공에게 여우와의 일을 말해 준다. 흔히 '길들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야생 동물과 같이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동물들이 반려화되는 생각을 떠올린다. 그러나 여우가 말하는 '길들이다'는 조금 다른 뜻이었다.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여우가 말했다. "관계를 맺는다고?" "그래." 여우가 말했다. -{어린왕자} 중에- 여우는 어린왕자가 자기를 길들여주길 바랬고 둘은 친구가 되었다.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많은 얘기를 해 주었고, 어린왕자는 여우에게서 많은 걸 배운 듯했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 오로지 마음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어린왕자는 여우와 헤어지고 전철수를 만난다. 전철수는 아이들은 행복하군, 이라고 말한다. 왜 아이들은 행복하다고 말했을까? 그 말은 그가 행복하지 않음을 돌려 말하는 듯했다. 어린왕자가 앞서 말한 것은 "어린아이들...